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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치명적 전염병...'흑사병' 주범은 쥐가 아니다

  • 기자명 이고운 기자
  • 입력 2019.06.24 14:00
  • 수정 2019.06.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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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은 페스트균의 감염 때문에 급성으로 일어나는 전염병을 말한다. 페스트라고도 한다. 유럽에서 14세기에 대유행한 이래 흑사병(Black Death)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살덩이가 썩어서 검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과 말초혈관이 터져서 몸을 검게 보이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원래는 야생 다람쥐나 들쥐 등의 전염병으로써, 쥐의 벼룩을 통해 병원균이 다른 동물에게 전염된다. 전염성이 강한데다가, 증세가 심하고 사망률도 높다. 증세는 열과 현기증과 구토를 호소하면서 의식이 흐려진다.

흑사병은 1665~1666년의 런던 대역병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파스퇴르가 19세기 말 페스트균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알게 된 후 흑사병은 한 세계사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그 피해는 워낙 강력해 인류문화를 바꿔놓을 정도였다. 인명피해가 7500만 명에서 2억 명 사이에 이르는 역사에 기록된 가장 치명적이 전염병이었다.

중세 유럽과 아시아까지 대유행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의 원인인 페스트균은 쥐에 의해 퍼졌다고 지금까지 대부분 사람이 믿어왔다. 하지만 최신 연구는 이런 믿음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노르웨이에 있는 오슬로대학 생태학 연구팀과 이탈리아 페라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인간을 공격하는 이와 벼룩 같은 체외 기생충이 흑사병의 매개 역할을 한 것이라고 그동안 연구결과를 발표해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연구팀은 유럽에서 발생한 9건의 전염병 사례를 분석했다. 1300년에서 1800년 사이에 일어난 흑사병 발병과 유행속도를 검토하고 연구했다. 분석 모델은 세 가지였다. 전염병을 쥐가 퍼뜨렸다는 전제, 전염병이 공기 매개로 전파됐다는 전제, 전염병을 인간의 몸이나 옷에 사는 이와 벼룩이 옮겼다는 전제 등이다.

다양한 분석 방법을 동원한 결과 역사적 페스트 유행 사례 9건 중 7건에서 인간의 책임 비중이 다른 두 가지 이유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쥐와 쥐가 옮긴 벼룩이 흑사병의 주범으로 인식됐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라며 우린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을 숙주로 삼는 이와 벼룩 같은 체외 기생충이 산업화 이전 유럽에서 전염병을 옮겼다고 본다. 인간은 전염병 전파에 쥐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아닌 쥐가 흑사병의 주범이었다면 전염속도가 그렇게 빠를 수 없었을 거라는 결론이다.

과학계는 흑사병이 과거 전설로 살아진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 한다. 노던아리조나대학교의 데이브 웨그너 박사는 페스트균이 쥐로부터 인간으로 옮긴 사례는 역사에 여러 번 기록된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위험이 아직도 많은 환경에서 존재한다, “541년에서 542년 사이에 유스티니아누스 역병(Justinian plague)이 잠시 나타나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그런 일이 또 없으리라고 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이젠 흑사병 치료용 항생제가 있기 때문에 전염병이 크게 확산되는 건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지대한 노력이 세균과의 전쟁에서 조금씩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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