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UPDATED. 2024-04-20 17:55 (토)

본문영역

우주의 수호자....행성 보호 규정을 지켜라

NASA 행성 보호 담당관 '리사 프랫'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8.11.25 15:12
글씨크기
NASA 행성 보호 담당관 '리사 프랫'

 

은하의 수호자

 

리사 프랫이 지하 3km 깊이의 남아프리카 금광에 있을 때 갑자기 불이 꺼지고 공기 순환이 멈췄다. 정전이 되어버리자 메탄과 일산화탄소가 많은 금광 내부의 공기를 순환시켜 주던 팬의 믿음직한 작동음도 끊기고 말았다. 당시 인디아나 대학 지질학 교수였던 프랫은 극한의 어둠과 염도, 온도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광부들이 위쪽의 바위 틈에서 뛰어나와 비상구를 향해 달려갔다. 사람은 그런 생명체가 아닌 게 확실해졌다. 그녀는 2001년에 있었던 그 일을 회상하면서 좋은 순간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이제 죽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프랫의 연구 덕택에, 그녀는 지금 워싱턴 DC NASA 본부의 멋진 사무실에서 행성 보호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랩탑과 화이트보드가 있는 그 넓은 방에서, 그녀는 과거 극한 생물을 수집하러 거친 환경을 박박 기어다니며 했던 질문을 아직도 하고 있다. 그 질문은 이것이다. “부주의하게 생명체를 교류하는 일 없이,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방법은 어떤 것인가?”

 

프랫이 찾은 답은 우주선 건조에서부터 성간 비행 계획에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녀의 주 임무는 지구에 사는 최강의 미생물들이 우주선에 들러붙어 화성 등의 다른 천체에 가지 못하게 막는 것, 그리고 외계의 생명체(만약 있다면)들이 지구에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주개발국은 우주 연구 위원회(Committee on Space Research, COSPAR)가 만든 엄격한 오염 방지 지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지침은 완벽한 소독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우주선의 일부 자재와 전자 장비가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강한 미생물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갈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연론적 접근법을 쓰고 있다. 프랫은 NASA 엔지니어 및 임무 기획자들과 함께, 새로운 우주선이 건조될 때마다 이 지침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프랫은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이 지침을 잘 따라 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것은 엘론 머스크를 겨냥한 말이다. 지난 2월 그의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 X사는 미생물이 붙어 있는 테슬라 로드스터를 우주로 보냈다. 앞으로 10만년 이내에 이 차량이 다른 행성을 만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러나 프랫은 이 이야기가 나오자 불편한 신음 소리를 냈다. 그리고 스페이스 X가 무시한 행성 보호 규정을 말한다.

 

프랫에게는 머스크에게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 그러나 스페이스 X를 비롯한 여러 회사에 이러한 규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는 있다. 스페이스 X는 화성에 채굴 장비 및 생명 유지 장비를 보낸 다음, 사람도 보낼 계획이다. 따라서 그녀는 일을 더욱 빨리 진행할 필요가 생겼다. “그 회사가 화성에 보낼 물건들을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한 합의나 방법이 없다.” 프랫은 앞으로 여러 해 동안 COSPAR는 물론 여러 민간 우주 회사들과 협력하여 정부 및 민간 우주 기구들이 지켜야 할 합의와 지침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화성에 지구의 미생물이 들어가면, 그 미생물들로 인해 화성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설령 화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했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는 중대한 문제이지만, 지구가 그 화성 생명체를 반드시 받아들여준다는 보장은 없다. “전 지구인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화성 생명체가 위험하지 않다고 확실히 증명되지 않는 한, 지구에는 가져올 수 없다.’ 화성 생명체를 지구에 가져오기는 힘들 것 같다.”

저작권자 © 파퓰러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만 안 본 뉴스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8
  • 팩스 : 02-6261-6150
  • 발행·편집인 : 김형섭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파퓰러사이언스
  •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673
  • 등록일 : 2000-01-06
  • 발행일 : 2017-11-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대표 : 이훈,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