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 대학교 자연자원대학 부교수 크리스탈 콜덴은 캘리포니아 주 산림청에서 일하면서 산불을 진압했다. 그러나 이제는 산불을 연구해야 교수가 됐다. 산불의 시작 원인은 지극히 간단한 경우가 많다. 화기를 사용하던 인간의 부주의가 그것이다. 그러나 다른 원인도 있다.
그가 네바다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쑥에서 산불이 시작되는 과정을 알고 싶었다. 쑥은 나무보다 키가 작고 덜 무성하다. 과학자들은 번개 때문에 쑥에 불이 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세한 과정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했다.
2005년의 어느 맑은 날, 그는 산타 로사 레인지의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큰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 곳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했다. 번개가 치는데 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 들어가자마자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1.6km 앞에 낙뢰가 일어나고, 번개를 맞은 쑥이 불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쑥이 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기분은 순식간에 공포로 바뀌었다. 점점 거세져가는 불길을 실은 바람이 고속도로로 가는 길을 막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터질 듯이 쿵쾅거리는 가슴을 안고 있는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그 곳을 빠져나갔다. 백미러 속에는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