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공포에 빠지는 원인을 알기 위한 연구소가 생겼다.
스케어하우스 피츠버그의 놀이 시설 내부에 좀비와 유령들이 출몰하고, 공포라는 주제를 연구하는 사회학자도 있다. 그의 이름은 마지 커다. 10년 이상 공포를 연구한 그녀의 최근 실험은 많은 사람들이 공포의 괴물들을 왜 만나보려 하는지를 알기 위한 것이다.
스케어하우스의 사회학자인 그녀는 그동안 알아낸 것들을 응용해 가장 큰 공포를 자아내는 놀이 시설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연구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공포는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보통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역설적으로 공포는 분위기를 개선하여 휴식을 돕는다고 한다. 그녀와 피츠버그 대학의 동료들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무서운 체험을 하는 사람들은 더 큰 행복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적게 느낀다고 한다. 공포를 즐기는 사람들의 뇌 활동은 명상이나 5km 달리기를 한 사람만큼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자들은 유령의 집 지하실에 즉석 연구실을 지어놓고, 이미 표를 구입한 사람들 중에서 피험자를 선발했다. 그래야 모두가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가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은 일반적인 연구실과는 좀 달랐다. 그녀는 “이 곳의 준비와 운영은 어려웠다. 그러나 매우 흥미로웠다. 조용하거나 지루한 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실제 세계에서도 생리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2년 동안 놀이 시설을 체험한 전후의 분위기 변화에 대해 설문지를 작성한 사람은 250명 이상이다. 이 중 100명이 뇌파 전위 기록술(electroencephalography, EEG)로 뇌 활동을 측정했다.
유령의 집을 나온 피험자들은 더 큰 행복감과 더 적은 불안, 피로, 스트레스를 느꼈다. 뇌 활동량을 나타내는 뇌의 전기 반응량 역시 줄어들었다. 이는 피로 및 권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 극도의 공포 체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다.
명상과 마찬가지로, 극도의 공포 체험은 현실 감각을 관장하는 뇌의 일부의 기능을 정지시킨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강렬한 체험을 겪으면 우리는 몸속으로 숨게 된다. 사고나 전략 같은 것에 우선순위를 부여하지 않으며, 체험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즉, 이는 사람들의 행복감을 높이며, 뇌의 활동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공포가 같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공포 체험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는 공포가 즐겁기 때문이다. 어두운 복도에 갇히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다. 밴더빌트 대학의 신경 과학자 데이비드 잘드(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에 따르면, 통제력을 유지할 경우 공포 체험의 긍정적인 측면이 약화된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는데 공포감을 느끼면 책을 덮으면 된다.” 그리고 탈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의식이 도망치려는 욕구를 억누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라벤더 거품 목욕 대신 좀비 영화를 봐야 한다는 결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포가 모든 이들의 기호품이 될 수 없음을 입증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전에 두뇌가 신선하고 두려운 활동 시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연구했다. 그는 공포 체험으로 인해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되는 일부의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파민은 기쁨 관련 호르몬이다. 그렇게 본다면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즐거움을 위해 세상에서 제일 매운 고추를 먹는 반면, 매운 음식이라면 쳐다보지 않는 사람도 있는 이유도 설명이 될 것이다. 또한 ‘신선함’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 때문에 같은 유령의 집이나 같은 공포 영화를 두 번 다시 체험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설령 또 체험한다 하더라도, 처음과 같은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커는 또한 스릴을 추구하는 사람, 유령의 집 매니아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점을 알아내고자 한다. 그는 이러한 질문에 답을 내 줄 수 있는 데이터를 모을 거라고 말한다. 유령의 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공포를 좋아하는 과학자가 여러분의 뇌를 보기 위해 유령의 집 지하실로 유인해도 놀라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