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새...까마귀의 장례식

까마귀는 당신의 5학년때 두뇌보다 더 스마트하다

2018-04-06     이동훈 기자

 

까마귀는 동류가 죽어 땅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면 울음소리를 내서 알린다. 그러면 평균 5~6마리, 드물게는 최대 60마리의 까마귀가 모여서 근처의 나뭇가지 등에 앉아 운다. 어떤 경우에는 나뭇가지 같은 것으로 죽은 까마귀를 덮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마치 추모를 하는 것처럼 소리 없이 죽은 까마귀를 본다. 이는 실로 감동적인 광경이다.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광경이다.

나는 까마귀들의 이런 움직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동이 위험에 대한 반응인지, 혹은 또 다른 기능이 있는 것인지 알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나는 시애틀 도심에서 까마귀 장례식을 하려 했다. 그러나 까마귀들은 인간의 얼굴을 식별할만큼 똑똑했다.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나와 동료 연구자들은 똑같이 생긴 가면을 써서 까마귀들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나서 박제 까마귀를 땅에 눕혀놓고 살아있는 까마귀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우리는 까마귀들이 장례식을 통해 새로운 포식자를 식별하고 그 사실을 동료들에게 전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까마귀 장례식을 보는 것은 사람의 장례식을 보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인간의 감정은 알지만 까마귀의 감정은 알지 못한다. 과학자는 까마귀의 감정에 대해 어림짐작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도시에 사는 동안 까마귀는 삶의 일부다. 나의 연구를 통해 짜증나는 동물이 알고 보면 멋지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나는 까마귀를 훈련시키기를 좋아한다. 인간도 속일 만큼 똑똑하기 때문이다. 잠시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까마귀들은 개 사료가 든 봉지를 내 허리춤에서 낚아채서 도망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