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전례 없는 가뭄에 잇단 ‘비상사태’

내년까지 계속될 확률 94% 대부분 지역이 ‘심각’, ‘극심’, ‘유래 없는’ 가뭄 겪어

2022-05-17     김헌수
미국 서부의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다.

 

미국 서부 지역이 수 백 년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비상이 걸렸다.

미국 농무부는 콜로라도 주 전체를 ‘주요 자연 재해 지역’으로 지정했고 유타 주와 뉴멕시코 주도 가뭄과 산불 위험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오리건 주는 절반 이상이 비상사태 지역이고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야외에서의 물 사용을 금지했다.

<파퓰러 사이언스>는 16일(현지 시간) 이는 서기 800년 이래 서부에서 가장 긴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구 온난화 등에 대한 과학 전문잡지인 ‘네이처 클라이미트 체인지’에 지난 2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이 2023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94%에 달한다.

또 온난화에 대한 기후 변화의 지속적인 영향을 감안할 때 이런 현상이 2030년까지 이어질 확률은 75%로 추정됐다.

‘미국 가뭄 모니터(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미국 서부 대부분의 지역은 ‘보통’내지 ‘심각한’ 가뭄 상태이다.

오리건 주 동부 및 남서부 네바다 남부, 뉴멕시코 동부와 같은 일부 지역은 ‘극심’ 하거나 ‘유래 없는’ 상황이다.

이를 포함해 미국 남서부의 98%에 해당하는 지역이 가뭄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파월 호수와 미드 호수의 저수량은 각각 24%와 31%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물 부족이 심각해지자 샌디에이고와 라스베이가스를 비롯한 각 도시와 카운티들은 물 소비가 많은 외래종 식물을 정원과 잔디밭에서 제거하는 ‘캐시 포 그라스(cash for grass)’ 프로그램과 물 재활용에 적응해 가고 있다.

태평양 북서부의 오리건 주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이다호 주는 지난 4월 전체 44개 카운티 중 34개 카운티에 대해 긴급 가뭄 사태를 선언했다.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이른 더위로 인해 지난 3월에 도시들의 물 사용량이 이전에 비해 19% 늘었으며 가장 큰 호수인 샤스타 호와 오로빌 호의 저수량이 한계치에 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