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북유럽·한국까지 사슴 만성소모성질환 확산

전염성 있고 치료법 없는 만성 소모성 질환

2022-06-14     김헌수
사슴류에 전염성 있는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북미 지역은 물론이고 북유럽과 심지어 한국에서까지 사슴류 동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슴 만성소모성질환(Chronic Wasting Disease, CWD)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13일(현지 시간) ‘더 컨버세이션’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확인된 이 질병은 미국 내 30개 주와 캐나다의 4개 주,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한국에서 발견됐다.

이 질환은 전염성이 있으며 치료법은 없어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슴과 엘크, 무스 등에서 나타나는 CWD에 감염되면 무기력해지고 체중이 감소하며, 면역력 저하로 다른 질병에 취약해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잡아먹히거나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감염된 동물은 긴 잠복기로 인해 18~24개월 생존하지만 힘든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한다.

이 질병은 지난 1960년대 중반 콜로라도에서 처음으로 증상을 인식했지만 1970년대 후반까지 수의사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계 질환으로 인식돼왔다.

그 후 스탠리 프루시너라는 신경학자가 이 증상을 연구하던 중 단백질 하나가 기형을 일으키며 단백질 분해 능력을 방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광우병이라고 알려진 ‘소 해면상 뇌병증’과 같은 유형이며 이 변형 단백질에 인간이 노출될 경우 ‘크로이츠펠트-야콥 병’으로 발전될 수 있다.

아직까지 CWD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실험실에서의 실험 결과 이 질병은 다른 포유류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이 변형 단백질은 파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우 높은 농도의 염소 용액이나 섭씨 980도를 넘는 고온을 가해야함 파괴되는 데 어떠한 유기체도 이런 조건을 이겨낼 수 없다.

또한 감염된 동물의 대소변으로 배출된 변형 단백질은 수 십 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다른 개체로의 전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마약탐지견과 같이 훈련 받은 개가 변형 단백질에 감염된 분변을 찾아내 지역 내 조기 경보를 발령하고, 사냥꾼들의 수확물로부터 샘플을 받아내 감염 여부를 체크하는 등의 방법으로 확산을 막는 대처법을 궁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