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브윈디 천연국립공원...영원한 권력은 없다

최고의 권력도 번개 처럼 바뀐다

2018-01-18     장순관 기자

 

우간다의 브윈디 천연국립공원에서 고릴라들끼리의 큰 싸움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일단 벌어지면 지배권이 바뀐다. 권력 서열이 바뀌는 것이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2001<루키나>라는 이름의 젊은 수컷 고릴라가 우두머리인 <제우스>의 자리를 뺏으려 한 것이었다. 우두머리는 무리가 음식을 먹을 자리를 정할 수 있고, 많은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으므로,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치열하다.

둘의 싸움은 무려 3년이나 지속되었다. <루키나>가 충분히 커져 <제우스>를 쓰러뜨릴 수 있을 때까지 투쟁의 연속이었다. 이후 <루키나>11년을 집권하면서, 새로운 멤버들을 무리에 끌어들였다. 우리 모두는 그가 앞으로도 몇 년은 더 집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루키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른 고릴라에게 싸우다 죽은 것이 아니라, 둥지에 누워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었다. 이런 사고는 동물 세계에서 벌어졌을 때 더욱 충격적인 것 같다.

그 소식을 들으니,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을 때 세상이 그야말로 번개같이 바뀐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by 마사 로빈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진화 인류학 연구 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