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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인터넷 신조어 탐구

  • 기자명 정서현 기자
  • 입력 2019.08.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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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신조어 탐구

인터넷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 좋아한다. 또한 옛 어휘를 약간의 개량을 통해 되살려내기도 좋아한다. “누가 그랬어?”라는 뜻의 “whomst’d’ve”의 사례를 들어 보자. 이 말은 whom+did+have가 합쳐진 것이다. 농담처럼 들리고 실제로도 농담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인터넷에서 언어의 생동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래 “whom(누구를)”“who(누구가)”의 목적격이다. 그러나 그 외의 다른 영어 단어에는 목적격에서 m 어미가 붙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whom”을 갈수록 덜 쓰게 되었다. 이제 “whom”은 문장을 더욱 멋있어 보이게 하는 데 쓰이면서, 인터넷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 끝은 어디가 될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Whom”이 문학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갈수록 작아졌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불만을 말해봤자 나중에 보면 우스울 뿐이다. 17세기의 어느 작가는 “thou” 대신 “you”를 사용하는 현상에 대해서 부적절하고 타당치 않은 말하기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돌이켜 보면 누구도 그런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앞으로 몇 세대만 지나면 “whom”이 사라져 간다는 불평도 무의미해질 것이다.

WHOM은 현재 문법 나치들의 먹이감으로 전락했다. 교사들과 어르신들은 whom이 들어가는 것이 더욱 그럴싸해 보이는 곳에 whom을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괴롭혀 댄다. 심지어는 whom이 전혀 들어갈 필요가 없는 문장에서도 그런 이유를 만들어 낸다.

2014년의 어느 연구에 따르면 데이트 앱의 자기소개에 whom을 사용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31%나 더 많은 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whom이 정확하게 쓰였는지까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턱시도를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은 허세다. 그 위에 보라색 망토까지 걸치면 정말 바보스러워 보인다. 여러 미사여구와 함께 whom을 남발하면 아이러니한 궤변을 자신 넘치게 늘어놓는 사람으로 보인다.

“whomst”를 장식적으로 사용한 용법 중 보고된 최초의 사례. 인스타그램 사용자 fkinsnapss의 제보로 알 수 있었다.

장식적인 말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그 장식성이 더욱 강해지게 된다. 현명한 이들은 “d’ve”를 붙여 자신의 재주를 뽐냈다.

인터넷 연구자인 라이모 쉬프먼은 이런 무모한 인터넷 밈이 말장난하기 좋은 픽셀화된 그래픽과 엉터리로 배열된 언어로 재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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