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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소음...음향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해결 방안을 찾다
식당 소음...음향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해결 방안을 찾다
  • 김성진 기자
  • 승인 2019.12.1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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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시끄러워지고 있는 식당/사진:파퓰러사이언스 제공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코말에서 시작 되었다.

오악사카(멕시코의 지방)식 식당 <코말>에는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모두 현대 미식가들에게는 익숙한 것들이다. 손님들로 포화 상태인 실내, 높은 천정, 콘크리트 벽이 그것이다. 어느 봄날 저녁 마르가리타에 취한 사람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구운 옥수수, 카르네 아사다 타코, 전기구이 치킨과 몰레 등을 주문하고 있었다.

실내에는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속도 빠른 라틴 락 음악이 가득했다. 그러나 감자튀김과 함께 가져온 치폴레, 하바네로, 칠레 데 아르볼 살사에 대해 설명하는 웨이트리스의 말을 알아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없었다.

이러한 음향학의 기적은 컴퓨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이크로폰과 스피커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속 알고리즘이 식당 내 소음을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다. <콘스텔레이션>이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 샌 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에 위치한 기업 <마이어 사운드>의 제품이다. 이 회사의 경영자 존 마이어와 헬렌 마이어 부부는 40년 동안 콘서트 홀, 스포츠 시설, 브로드웨이 극장용 음향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이 부부가 식당 소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0년 어느날 밤이었다. 지중해 제철 요리로 유명한 큰 술집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음식은 정말 소문대로 최고였다. 그러나 손님들로 붐비는데다가 개방 조리실까지 갖춘 식당의 소음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부부는 친구들과 아무 말도 못하고 음식만 먹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는 목청을 더 키우겠지만, 존은 달랐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과제임을 깨달았다.

존은 식사 중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한다.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식당에서 소음 공해를 당해 본 사람 치고 그런 의문을 던지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지난 10년 동안 식당 소음은 저갯(Zagat) 연례 요식 추이 조사에서, 형편없는 서비스, 형편없는 음식, 비싼 가격을 제치고 가장 큰 불만 요소로 등극했다. 미국 대도시의 음식점 평론가들도 식당 평가 때 소음을 항상 측정해서 기록한다. <아이히어유>, <사운드프린트> 같은 앱을 사용하면 식당 소음 평가 및 결과 보기가 가능하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와 소음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사한 학계의 연구도 식당 소음에 대한 고객들의 항의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객들은 식당 소음의 가장 큰 악영향으로, 즐거워야 할 식사 시간을 망치는 점을 꼽는 것 같다. 그러나 미시건 대학 공공보건 연구자 릭 니첼에 따르면 그것은 더 큰 문제의 일부일 뿐이라고 한다.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청력 상실, 심장 질환, 뇌졸중의 위험이 늘어난다. 그는 인간의 귀는 소음의 출처를 따지지 않는다. 소음의 양만 따질 뿐이다라고 말한다.

식사 중에 우리가 받는 소음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증거는 일화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3년에 10여 곳의 식당에서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식당 소음의 크기는 최대 68데시벨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대화보다 좀 더 큰 수준이다. 2018년 뉴욕 시내의 식당들을 대상으로 더 큰 규모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식당 중 1/4의 소음이 최소 81데시벨(쓰레기 압축기 소음 수준)이었다. 이들의 평균 소음은 77데시벨이었고, 불과 10%만이 70데시벨 이하의 소음을 기록했다. 그 정도면 조용한 수준이라고 그 연구 보고서에서는 기록했다.

식당 내의 음악 음량을 줄인다고 해서 식당 소음을 쉽게 줄일 수는 없다. 때문에 일부 식당 경영자들은 컨설턴트를 고용해 식당의 음향 문제를 진단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건축학적 및 음향학적인 처방을 시도한다. 적절히 개량된 환경은 각 테이블에서 나누는 대화가 너무 멀리 퍼져나가지 않게 해 준다. 그리고 손님들이 평소와 다름없는 음량으로 친구와 대화하고 주문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면서도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해주는 적절한 소음은 유지해 준다.

존은 <콘스틀레이션>을 적절히 개조하면 일요일의 감미로운 브런치에서 활기찬 토요일 저녁 식사에 이르기까지 어떤 상황에도 적절한 음향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헬렌에게 말했다. 그와 헬렌은 식당 경영자들의 허가를 얻은 다음 식당 소음을 녹음했다. 식당 소음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테이블 한복판에 6개의 마이크로폰을 설치했다. 그 모습은 마치 철망으로 된 비행접시 같았다. 이 장치는 전방향의 소리를 다 잡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녹음한 소음을 재생해 연구했다. 결국 이들은 소음을 분해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식당 소음 2계속)

 

김성진 기자 kimsj@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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