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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이유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이유
  • 전승민 기자
  • 승인 2021.05.2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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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서 경쟁적으로 연구… 전자통신硏, 새 대량생산 공정 발표

어릴 적엔 가정마다 브라운관 방식의 TV나 모니터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뚱뚱하고 묵직한 장비를 밀어낸 일등 공신은 액체의 분자 배열을 바꿔 색을 표시하는 방식이라 LCD(액정 디스플레이)다. 브라운관 방식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다양한 방식의 첨단 디스플레이가 하루가 멀다며 쏟아져 나오지만, 여전히 LCD 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제품이 많다.

LCD가 등장하며 뚱뚱한 브라운관 디스플레이를 쓰지 않게 되었지만 이 역시 단점을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빛이 나지 않는 ‘수광형’이라는 점이다. 화면을 보기 위해선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장치, 이른바 ‘백라이트’가 있어야 한다. 초기형태는 형광등처럼 생긴 램프로 뒷면에서 빛을 비춰주기도 했다. 시중에서 ‘LED 디스플레이’ 장치라며 판매 중인 제품은 이 램프를 LED(발광다이오드)라는, 빛이 나는 반도체 소자로 바꿔 넣은 것들이다. 램프를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 월등히 얇아지긴 했지만 백라이트 만큼 더 두꺼워지고, 무거워지는 것을 피 할수 없었다. 최대 문제는 화질인데, 뒤에서 비춰준, LCD를 통과해 나온 빛을 보아야 하므로, 검은색 등은 허옇게 바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개발, 판매중인 마이크로 LED TV, 더월. 마이크로 LED는 완전한 검정색을 표현할 수 있는데다 조립모듈을 이용해 화면 크기를 무한대로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개발, 판매중인 마이크로 LED TV, 더월. 마이크로 LED는 완전한 검정색을 표현할 수 있는데다 조립모듈을 이용해 화면 크기를 무한대로 키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 제공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발광형’ 디스플레이 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탄소(C)가 포함된 유기화합물에 전압을 걸면 빛을 낸다는 점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 방식은 현재 상용화 된 가장 진보된 디스플레이로 불리는데, 완전한 검정색을 표현할 수 있어 LCD에 비하면 대단히 또렷하고 선명한 화면을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디스플레이가 플레시블(유연)하므로 구부리거나 접을 수도 있다. 최근 인기 있는 반으로 접는 스마트폰, 돌돌 마는 TV 등은 모두 OLED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것들이다. OLED 방식도 단점이 존재하는데, 장시간 사용하면 내부 유기물이 열화되면서 눈으로 보는 색깔도 변한다는 점이다. 이런 즈상은 ‘번인’이라고 하는데, 수년 정도 사용한 TV의 경우 아침방송 등을 자주 보면 화면 구석에 KBS, MBC라는 글자를 TV를 꺼 놓고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마이크로 LED’ 방식이다. 매우 작은 LED를 그대로 픽셀 광원으로 사용한다. OLED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는 데다, 최대밝기가 매우 밝으면서도 번인 현상이 거의 없어 TV나 컴퓨터용 모니터를 만드는 데는 최고의 디스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접거나 구부릴 필요가 있는 디스플레이는 OLED, 가정용 TV 등의 장치는 마이크로 LED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LED의 최대 단점은 제작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삼성 및 LG 등 대기업에서 적극적인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나 10~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의 LED를 수백만~ 수억 개 가량 꼽아 디스플레이 장치로 만들어야 한다. 우선 반도체 제작 공정을 통해 LED를 수없이 많이 만든 다음, 이 LED를 패널 위로 옮기는‘전사(轉寫) 공정’을 지나, 다시 LED를 심는 ‘접합(接合) 공정’을 진행해야 했다. 어머어마한 수고가 들어가는 방식이라 제작비가 높아지는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제조공정에 대한 문제라 기술적으로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5월 2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팀은 이 정을 최대한 간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레이저를 마이크로 LED가 접착된 필름에 수 초 동안 쏴서 전사와 접합이 동시에 구현하는 공정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전사 장비와 접합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정을 간소화하면서 불량률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ETRI에 따르면 장비투자 및 공정시간은 기존의 10분의 1, 소재비와 시리브는 10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마이크로 LED의 본격적인 실용화의 물꼬가 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이날 100㎟내 1225개의 마이크로 LED가 박힌 시제품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2020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마이크로 LED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6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시장이 710억 달러(약 79조 70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새롭게 개발된 마이크로 LED용 동시 전사 접합 공정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새롭게 개발된 마이크로 LED용 동시 전사 접합 공정.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전승민 기자 enhanced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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