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생(장수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10가지 생물 및 물체) 중 하나로 꼽히는 거북이.
‘조나단’이라는 이름의 한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은 최근 190세 생일을 맞았다.
거북이 뿐 아니라 올름(olms)이라는 동굴 깊숙한 곳에서 사는 도롱뇽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양서류와 파충류가 100세 이상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뭘까. 미국 노스이스턴 일리노이 대학의 생물학자인 베스 라인키를 비롯한 전 세계의 연구자 100여 명이 77종의 파충류와 양서류의 노화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거북이와 악어, 도롱뇽은 노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덴마크의 또 다른 연구팀이 동물원과 수족관에 사는 52종의 거북이 종을 비교한 결과도 비슷했다.
약 75%의 파충류는 노화가 더디든가 무시할 정도였고, 80%는 인간과 비교해서는 확연하게 노화 속도에 차이가 났다.
<파퓰러 사이언스>가 이 두 가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라인키 팀은 17년 동안 약 19만 마리의 파충류와 양서류를 추적했으며 당초에는 변온동물, 냉혈동물이어서 포유류나 조류와 같은 항온 및 온혈동물들에 비해 신진대사가 느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파충류라도 종에 따라 노화의 속도에는 큰 편차가 있었으며 수명도 평균적으로 1~137년으로 포유류 등의 4~48년과는 아주 다른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다.
파충류나 양서류 가운데에서도 거북이류는 유독 노화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자들은 단단한 껍질이나 독을 가지고 있는 종이 더 오래 산다는 것도 발견했다. 또한 따뜻한 환경에서는 파충류가 더 빨리 노화되는 반면 양서류는 느리게 늙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라인키는 “따뜻한 외부 온도가 노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에 많은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팀은 매 종마다 수십에서 수천 마리의 개체를 연구했고 그 결과 포유류와는 정반대로 수컷이 암컷보다 오래 산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의 일원인 남덴마크 대학 생물학자 리타 다 실바는 “일부 종은 여건이 좋을 때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라면서 “이를 인간과 명확하게 연결지을 수는 없지만 노화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