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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덜 씹으면서 더 많이 진화했다"

덜 씹으면서 아낀 에너지로 다른 활동...진화에 도움줬을 걸로 추정

  • 기자명 김윤경 기자
  • 입력 2022.08.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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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기와 에너지 소모에 대한 실험. 출처=아만다 헨리
씹기와 에너지 소모에 대한 실험. 출처=아만다 헨리

이 인간이 매일 씹는데만 쓰는 시간은? 평균 35분이다. 연간으로 치면 일주일이 넘는다. 어떤 추정치에선 하루에 단지 7분만 씹는데 쓴다고 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침팬지는 하루에 4.5시간 동안 씹고 오랑우탄은 6.6시간을 씹는데 쓴다. 소는 8시간 동안 씹을 수 있고, 판다는 대나무를 갉아먹으며 하루 12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마운틴 고릴라는 염소나 소와 같은 반추동물처럼 깨어있는 시간의 90%를 씹으며 보낸다고 한다. 

인간에게 씹는 시간은 요리나 도구 사용이 등장하기 이전엔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 요리를 통해 음식을 가공하기 쉽게 만들고 도구를 이용해 음식을 으깨고, 또 먹기 쉬운, 먹는데 최적화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씹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했고, 이는 다른 기술과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하며 진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더 질긴 음식(실험에선 껌)을 씹는 데엔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이런 발견은 씹는다는 신진대사 비용이 우리의 진화에 중요한 영향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구의 공동 저자 중 한 사람인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애덤 반 카스테렌은 "과학자들이 씹는 데 드는 에너지와 관련해 깊이 연구하지 않았던 것은 걷거나 뛰는 것 등에 비해 에너지를 작게 쓰기 때문이었다"면서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장점(덜 씹는 것)도 진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번 연구에서 그렇게 될 수 있는 지를 알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21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우주 비행사의 헬멧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후드를 장착했고 이를 호흡에서 나오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측정하기 위한 튜브에 연결했다. 대사 과정이라는 것이 산소에 의해 연료화되고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것이라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연구원들은 대상자들에게 껌을 주고 씹게 했다. 

실험 대상자들은 각각 15분 동안 껌 두 조각을 씹었다. 하나는 딱딱하고 하나는 부드러웠다. 그 결과, 부드러운 껌을 씹을 때 신진대사율은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할 때보다 약 10% 높았고, 딱딱한 껌을 씹는 경우는 15% 증가됐다.  

반 카스테렌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실험 전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씹고 있는 물건의 재료 특성과 관련한 아주 작은 변화가 에너지 소비량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했던 네덜란드 라이던 대학의 아만다 헨리는 "이러한 발견은 식단에 맞춰 더 효율적으로 씹게 되는 것이 진화적 이점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면서 "먹기에 대한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휴식이나 회복, 성장 등 다른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만~400만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현대인보다 4배나 큰 씹는 표면을 가진 치아, 그리고 거대한 턱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씹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썼을 것이다. 현대인들의 얼굴 골격에서 턱, 치아, 씹는 근육 등은 비교적 작다. 이는 강력한 씹기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했음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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