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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을 사용해 귀를 만드는 기술

미 육군이 귀를 완전히 재생한 최초의 사례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8.05.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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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장순관 기자]

팔에서 자라나는 귀의 모양. 2016년 자동차 사고로 왼쪽 귀를 완전히 잃은 군인의 몸에 최근 연골이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사진=미 육군제공

 

팔에서 귀가 자라나다

사고로 왼쪽 귀를 잃은 군인, 다시 귀를 찾게 되다

육군 일등병 샤미카 버라지는 2년 전 텍사스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 때 그녀는 왼쪽 귀를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로 잃었던 귀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미 육군의 성형의사들은 늑연골로 새 귀를 만들어 이를 버라지의 오른팔 하박 피부 밑에 이식, 몇 달간 성장시킨 다음 다 성장되면 머리에 이식할 것이다.

울리엄 뷰몬트 육군 병원의 성형재건외과 과장인 오웬 존슨 3세 중령은 이 시술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시술이 완료되었을 때 환자에게 멋지고 감각이 통하는 귀가 다시 생기고 5년 후에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시술의 목적이다. 젊은 현역 군인들은 가능한 최상의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 시술의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그만큼 복잡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미 육군이 귀를 완전히 재생한 최초의 사례다. 그러나 이 기술을 개척한 사람은 2010년대 초반 패트릭 번 박사다. 그는 존스 홉킨스 의대의 안면 성형 및 재건외과부 부장이다. 번은 존슨 중령의 스승이기도 하다.

연골을 사용해 귀를 만드는 기술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1920년대부터 의사들은 선천성 외이 기형을 치료하기 위해 늑연골을 사용해 귀를 만들었다. 선천성 외이 기형은 귀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는 선천성 질병이다. 그러나 새로운 외과 장비와 기법 덕택에 이 절차는 시간이 갈수록 개선됐다.

콜럼비아 대학 메디컬 센터의 이비인후과 과장인 로렌스 루스틱 박사는 늑연골을 채취해 환자의 귀 뒤 피부 속에 묻으면 점점 귀 모양을 갖추면서 새로운 피부에 덮히게 된다고 말한다.

새로운 재건 기법의, 과거에 없던 새로운 구성 요소는 미세혈관 유리 조직 전이다. 이 기법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인체의 한 부위로 만든 조직을 다른 조직의 대용품으로 사용할 때는 신혈관 형성을 거쳐야 한다. 의사들은 새 조직에 피가 제대로 돌게 하기 위해 새 조직을 혈관에 연결해야 한다. 번은 이 기법은 자가조직 이식과 비슷하다. 건강하고 잘 작동되는 조직을 얻을 확률이 99%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번 시술에서 신혈관 형성은 팔의 하박에서 이루어진다. 루스틱은 이렇게 하면 더 많은 환자들이 일반적인 재건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 의사들이 새 귀를 만들 때 굳이 기존의 귀의 위치에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럼, 왜 하박으로 하는가? 신혈관 형성은 유도해 내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귀에 양분을 공급해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동맥과 정맥을 찾아야 한다. 또한 새로운 귀가 다치지 않을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팔 하박이야말로 적격지다.

귀 재건의 목적은 크게 2가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용상의 목적과 실용적인(청력의 회복) 목적이다. 물론 이 둘이 반드시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이 너무 심각할 경우에는 청력 기능의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버라지는 청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외이도가 열려 있고 고막이 멀쩡하다면 새 귀를 제대로만 붙여도 청력이 회복된다는 것이 루스틱의 설명이다. “그러나 매우 큰 부상을 당해 외이도가 닫혔다면 새 외이도를 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는 뼈에 고정되는 보청기 등을 두개골에 이식해 골전도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번이 개척한 시술법은 매우 특이하다. 귀의 내부구조 및 주변의 연조직까지 파괴하는 부상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도 의사들은 조직의 변형과 축소, 흡수에 내성을 지닌 귀를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번은 이 시술로 수천 명의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이 기쁘다. 이 시술은 더욱 큰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 공학의 발전으로 인해 귀를 더욱 예쁘게 성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술 장벽이 낮아짐으로써 시술이 더 간단해지고 많은 환자들을 고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재건 시술의 숨은 주요 개념, 즉 뼈와 피부, 점막 등의 조직을 3D로 한 층 한 층씩 재건해 생리적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코의 재건 등 다른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다. 번은 이마에서 코의 연골 조직을 점진적으로 만드는 것도 시작했다. 이마의 피부를 들어낸 다음에 뼈에 바로 붙어 있는 근육 뒷편에 둔다. 그리고 그 상태로 수 주일 동안 두었다가 꺼낸 다음 조직이 없는 표면에 이식해 수 주일 동안 둔다. 그 다음 분리해서 연골을 꺼낸 다음 다시 수 주일 동안 둔다.”고 말한다. 이 환자는 결국 예전의 코와 기가 막히게 닮은 3D 구조물을 얻게 되었다.

루스틱은 이 기술에 대해 더욱 차분하게 평가한다. “상당한 진보다. 그들의 성취가 마음에 든다. 그러나 재건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이 방법으로 더욱 복잡한 조직과 장기를 재건할 수 있을까? 번은 아직 확신이 없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가능성의 지극히 일부만을 알아보았을 뿐이다.” 신체의 연조직 내에서 신체 구조물의 구성요소를 배양한다는 것은 아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술의 더 단순한 버전은 예전에도 쓰이고 있었다. 예를 들어 복부 내에서 두개골을 배양해 두개골 재건 이식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하는 것이 그것이다. 번은 더욱 창의적인 솔루션을 통해 이 기술을 더욱 복잡한 신체 부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버라지의 시술이 완료되려면 두 번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녀는 매우 긍정적이다. “정말 긴 과정이었지만 이제 성공이 눈앞에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By Neel V. Pa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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