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퓰러사이언스 이동훈 기자]
2003년 나는 이탈리아를 떠나 노르웨이에 갔다. 그 해 나는 멋진 견종인 노르웨이 룬데훈트를 알게 되었다. 노르웨이인들은 이 개를 바다오리 사냥에 쓴다. 바다오리는 바위투성이 해안선의 크레비스 깊은 곳에 산다. 품종 개량을 통해 이 개의 여섯 발가락은 산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변했고 목은 좁은 동굴 속에서도 길을 찾기 쉽도록 뒤로 구부러진다.
나는 이러한 역사에 크게 매료돼 룬데훈트를 기르자고 남자친구를 설득했다. 이름은 <아이코>로 지었다. 나는 또한 이 견종의 유전적 다양성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는 이 견종이 1940년대와 1960년대에 멸종 위기를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냥꾼들이 개 대신 그물을 사용해 바다오리를 잡게 되면서 이 견종을 기르는 데 신경을 덜 쓰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룬데훈트 사이에 개 디스템퍼가 창궐했다. 개 디스템퍼는 치료가 불가능한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한때 룬데훈트가 5마리밖에 남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일부 노르웨이인들은 이 개를 국가적 상징물로 생각하고, 여러 차례의 동계 교배를 통해 다시 개체수를 수백 마리까지 늘렸다. 나는 2010년 이 개의 유전자 데이터를 보고 유전자 87%가 동일한 풀에서 나온 것을 알았다. 이 때문에 룬데훈트는 병에 잘 걸린다. 우리 아이코도 고단백 식사를 먹여야 한다. 지방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룬데훈트는 위암과 피부병에 걸릴 확률도 다른 종에 비해 높다.
다행히도, 나의 분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기반이 세워졌다. 연구자들과 교배자들이 룬데훈트와 비슷한 개들을 교배함으로서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들은 룬데훈트와 노르웨이 부훈트를 교배시켜 왔다. 그 후손들은 6개의 발가락 등 룬데훈트의 외형적 특징을 모두 이어받았다. 내 새 강아지 <마일로>도 이렇게 태어났다. 아직 한 살이라 속단하기 이르지만, 아이코처럼 위가 약하지는 않은 것 같다. 순혈주의자들은 잡종견을 만드는 데 반대한다. 그러나 행복하고 건강한 강아지를 낳는 것이 개의 형질을 보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클라우디아 멜리스, 룬데훈트 견주, 퀸 모드 대학교 유아교육대학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