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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소득불평등 더 악화시킨다"

계산대 대체 등 '그만그만한 자동화' 저숙련 인력 일자리 빼앗아

  • 기자명 김윤경 기자
  • 입력 2022.11.22 12:47
  • 수정 2022.11.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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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퓰러사이언스
출처=파퓰러사이언스

로봇(자동화)이 소득 양극화를 더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을 넘어, 소득 격차까지 늘리게 되면 자동화는 장기적으로 예상보다 부정적 영향이 더 심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 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3~2016년 동안 소득 불평등이 미국 등 산업화된 경제에서 급격하게 증가했고, 졸업 후 학위를 받은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늘어난 반면 저학력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하락하거나 정체된 상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 40년간 미국의 임금 구조 변화 중 50~70%는 빠른 자동화가 진행되는 산업에서 일상적인 업무에 특화된 노동자 그룹의 상대적 임금 감소였다고 전했다.

논문 저자들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생산성 향상과 소비자 편의성을 대가로 기업에 막대한 비용을 절감해주고 저숙련 인력 일자리를 근절하는 산업용 로봇의 등장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그만그만한 자동화'(so-so automation) 시스템 증가라 칭했다. 

이 논문은 매사추세츠주공과대학(MIT)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 보스턴대학 파스쿠알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가 썼다. MIT는 21일(현지시간) 이 논문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논문에서 저자들은 1980년부터 2016년 사이의 수많은 데이터와 경제 센서스 분석에 기반, 자동화는 고등학교 학위가 없는 남성의 임금은 8.8%, 고등학교 학위가 없는 여성의 임금을 2.3% 감소시켰다(인플레이션 조정치)고 분석했다. 대학과 대학원 학위가 있는 사람들의 임금은 1980년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저자들은 "노동조합 감소, 시장 집중, 기타 기술 발전과 같은 여러 요인들이 모두 이런 현상을 불러온다"면서 "그러나 집단 불평등의 변화 또는 변화의 50~70%는 '그만그만한 자동화' 시스템이 증가한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만그만한 자동화란 이를테면 식료품점 셀프 계산대 키오스크 같은 것의 등장이다.

소비자들이 계산대에 늘어서는 시간이 조금 더 짧아질 수는 있겠지만 이들이 관련 교육을 받은 직원들만큼 효율적이거나 잘 포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인건비는 자동화된 시스템에 의해 줄여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이들은 돈도 받지 않고 자신들의 상품을 포장한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게재한 '로봇과 일자리'(Robots and Jobs: Evidence from US Labor Markets)란 논문에서도 자동화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주장을 했다. 그들은 노동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늘어나면 인구 대비 고용률은 약 0.18~0.34%포인트 하락하고 임금은 0.25~0.5%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파퓰러사이언스는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자동화가 잠재적으로 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찬사하면서 창고 자동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두 저자가 새로운 연구에서 주장했듯이, 인력 로봇의 장기적인 효과에 직면해 인간 노동자들은 더 엄격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고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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