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자 딘 부오노마노는 책 '브레인 버그'에서 인간의 뇌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생물학적 컴퓨터"라 칭하며 일반적인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뇌에도 결함(버그)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브레인 버그는 신경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류가 뇌의 결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서 현대 사회에서 더 부각되어 나타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인 그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결함을 일으키는지 설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DNA에 새겨진 뇌 구축 방법은 10만 년 전 원시시대와 다를 바 없다. 선조들이 예측 불가능한 질병, 자연재해, 맹수 등에 휘둘리며 하루라도 더 생존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았기에 우리는 진화적으로 “현재 중시 편향”을 물려받게 되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장기적인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즉각적인 만족과 단기적인 쾌락의 유혹에 굴복하게 되고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현재 중시 편향”은 뇌의 수많은 결함 중 한 요소일 뿐이다. 예를 들어 또 다른 브레인 버그에는 “거짓 기억 버그”가 있다. 뇌는 한정된 저장 용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패턴 인식 능력을 발달시켰고 이것이 타인이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와 간섭과 타이밍 좋게 결합되면 “거짓 기억 버그”를 유발시킨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마술에 속는다.
저자는 우리가 이러한 버그를 인식하지 못한 채 일상을 영위하고 있지만 브레인 버그를 겉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타고난 장점을 더 잘 활용하고 단점도 교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 인류는 최근 신경계에 일어난 진화적 업데이트(전두엽의 점진적 확장)을 통해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할 능력이 생겼으며 이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 문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단기적 보상에 더 집착하는 원시적인 뇌 구조물을 억제하는 능력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훈련하지 않으면 적절히 사용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 저자는 행동경제학, 마케팅, 진화심리학, 인지과학, 신경생물학, 철학, 마음이론 등을 살펴보며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실수하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우리가 어떻게 뇌를 더 잘 훈련시켜서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