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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 상온 초전도체를 향한 노력들

전기저항 없는 상온 초전도체
개발 어렵지만 꾸준히 관련 성과 나오고 있어

  • 기자명 RAHUL RAO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3.27 18:01
  • 수정 2024.04.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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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은 특정 조건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성을 보여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금속은 특정 조건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성을 보여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미래에는 전선이 바다밑을 통과하며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전기를 이동할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거대한 풍력 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류를 운반하고 자기부상열차가 자석으로 뜨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다.

이런 기술들은 초전도성이라는 물리학 현상이 있어서 가능하다. 초전도성이란 금속이 누수 없이 막대한 전력을 전달하게 만드는 특성이다.하지만 현 기술로는 극저온에서만 실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상용화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상온에서도 재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1911년에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이래로 여전히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초전도체란 무엇인가요?

모든 금속은 임계온도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금속을 일정 온도 이하로 냉각시키면 전기 저항이 사라진다. 전력을 띈 전자가 이동하기 수월해지는 것이다. 초전도체로 이루어진 고리가 존재한다면 그 속에서 전류를 영원히 순환시킬 수도 있다.

오늘날 발전소에서 소비자에게 전력을 옮기는 도중 8%에서 15%까지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전선에서 전기 저항으로 인해 일부 에너지가 열로 변환되기 때문이다. 반면 저항이 없는 초전도 전선을 사용할 수 있다면 손해가 없다.

초전도 전선은 자성을 강화하는 장점도 있다. 전선에서 전류가 흐를 때 생기는 자기장을 강화한다. 이 특성은 몇몇 산업에서 제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MRI 기계 안 자석을 활성화시키고 입자 가속기가 돌아가도록 하며 핵융합 원자로에서 플라스마를 생성하게 만든다. 일본에서는 초전도체를 사용한 자기부상열차 주오 신칸센을 건설하는 중이다.

알루미늄에서 초전도 현상을 관찰하려면 극한으로 냉각시켜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알루미늄에서 초전도 현상을 관찰하려면 극한으로 냉각시켜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초전도체 온도 올리기

초전도성은 놀라운 능력이지만 극저온이라는 제한이 있다. 대부분 소재들은 임계온도가 절대영도에 근접한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은 화씨 -457도, 수은은 화씨 -452도, 연성 금속인 니오븀은 화씨-443도이다. 이 수준으로 냉각시키는 과정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실용적이다.

이후 과학자들은 점차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찾아냈다. 1986년 IBM 연구원들은 -396도에서 성공했다. 구리와 산소로 이루어진 일종의 세라믹인 큐프레이트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사용했다. 그들에게 노벨물리학 상을 안겨준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이후 다른 개발자들이 액체 질소를 사용해 -321도에서 실현하면서 기록을 깼다. 이 정도 온도면 액체 수소나 헬륨보다 접근성이 좋은 재료다.

리처드 그린 메릴랜드 대학 물리학자는 "매우 신나는 시기였다"며 "사람들은 어쩌면 실온 초전도체도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한다. 

그때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상온 초전도체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최신 연구에서는 물질 특성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꿈의 소재에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재현 딜레마

연구진은 주로 사용하던 큐프레이트 대신 함수화합물 및 음전하를 띤 수소 원자를 가진 물질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독일 막스 플랑크 화학연구소는 2015년 유황 수소화물로 화씨 -94도에서 초전도체를 만들었다. 이후 란티넘 수소화합물로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경신했다. 결국 가정용 냉장고 정도 추위인 -9도에서 수은으로 초전도체를 제작해냈다. 

새 발견은 단점도 있다. 주변 압력도 임계온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소화물로 초전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압력은 상당하다. 앞서 말한 란티넘 수소화합물은 150기가 파스칼 압력이 있어야 초전도성을 달성한다. 지구 중심부가 받는 압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용화하기엔 너무 높은 수치다.

루테늄 원소 구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루테늄 원소 구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그러나 8일 뉴욕 로체스터 대학 공학자들은 실용화에 가까운 초전도체를 찾아냈다. 루테튬 수소화물이 1기가 파스칼, 70도에서 초전도체로 변했다. 해수면 100m 위 대기압의 1만 배이지만 산업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이바 주렉 버팔로 대학 화학자는 "그다지 높은 압력이 아니다"며 "재현할 수 있다면 매우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직 과학자들은 환호하지 않고 있다.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전례가 있다. 이들은 2020년 탄소와 황 수소화물에서 상온 초전도성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데이터를 잘못 다루었기 때문에 같은 방법을 통해서 초전도 현상을 재현할 수 없다고 시인했다. 결국 논문은 파기되었다.

이제 루테튬 초전도체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불길한 징후도 보인다.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팀은 논문 방식대로 실험했지만 초전도체를 얻는데 실패했다.

리처드 그린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며 "다른 연구진도 실험을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가 거짓인지 아닌지 빨리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새 수소화물이 정말로 상온 초전도체라고 밝혀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엔지니어들이 지구 전체에 효율적인 전력망을 건설하기 시작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어떻게 신소재가 각기 다른 환경에서 반응하는지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주렉 화학자는 "우리는 소재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며 "내 생각에 고압 수소화물과 상당히 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말 초전도체가 가능하다면 기술자들은 어떻게 사용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세상을 진보시키는 기술들이 태어날 것이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RAHUL RAO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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