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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데이지 꽃, 빠르게 진화한 비결

기존 유전자로 곤충 유혹 무늬 진화
새로운 유전자 진화보다 시간 단축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3.28 17:28
  • 수정 2024.04.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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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데이지 꽃 수분을 돕는 수컷 파리 [사진=로만 켈렌버거/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을 연구해왔다. 꽃잎이 암컷 파리로 위장해 수컷 파리를 속인다. 파리는 꽃에 접근해 짝짓기 행위를 한다. 이렇게 파리는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 널리 퍼트린다.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3일 발표한 논문은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이 세 유전자 세트 조합에 의해 가짜 파리 문양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꽃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비교 분석에 나섰다. 먼저 가짜 파리 문양이 있는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들과 그렇지 않은 꽃을 비교한 후 단순히 점만 있는 다른 데이지 종과 비교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가짜 파리 문양에 핵심적인 세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유전자는 문양 생성 외에도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각자 철분을 운반하고 개회 시기를 조절하며 뿌리에서 털이 자라게 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비버리 글로버 케임브리지 대학 생물학자는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은 새로운 파리 문양 유전자를 진화시키지 않았다, 그 대신 훨씬 더 영리한 선택을 했다"며 "이미 다른 기능이 있던 기존 유전자들로 꽃잎에 복잡한 문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철분 운반 유전자는 꽃잎의 붉은 보라색에 철분을 첨가해 파리 색과 비슷한 청록색으로 바꾼다. 뿌리 털 유전자는 꽃잎에 털이 나게 해서 면적을 확장하고 질감을 더한다. 그로 인해 파리 문양이 다양한 위치에서 나타난다.

연구진은 꽃의 수분 과정에서 수컷 파리를 유인하는 방식이 꽃에게 진화적으로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은 짧은 우기와 혹독한 사막 환경에서 자란다. 그래서 생산, 수분, 씨뿌리기 과정을 압축적으로 진행해야만 한다. 꽃가루 매개자들을 매혹하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짜 파리 문양은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이 돋보이게 만든다.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은 비교적 어린 종으로 150만 년에서 200만 년정도 존재해 왔다. 이보다 더 오래전부터 번식해온 데이지 꽃에는 파리 문양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남아프리카 데이지 진화 초기에 파리 문양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 저자인 로만 켈렌버거 케임브리지 대학 식물과학과 연구원은 "가짜 파리 문양처럼 복잡한 현상에서는 꽃이 오랫동안 많은 유전자를 동원하고 여러 돌연변이 과정을 거쳤다고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기존 유전자 세트 세 개를 활용해 빠른 시간 내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아프리카 데이지 꽃이 가짜 파리 문양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데이지 꽃은 단순한 점이 있지만 파리들을 매료하지는 못한다. 

켈렌버거는 "단기간에 완전히 새로운 장기를 진화시키는 수준이다"며 "수컷 파리는 단순한 반점이 있는 꽃 위에 장기간 머무르지 않지만 가짜 파리 문양이 있으면 짝짓기 하면서 수분을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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