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스포츠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기상학회 회보에 7일(현지시간) 실린 논문은 2010년 이후 500개 이상 홈런이 높은 온도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진은 이상 온도가 최근 미국 야구 경기에서 발생한 홈런의 1% 정도에 기여했다고 본다. 지금 같은 온도 상승이 계속된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홈런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2100년까지 따뜻한 날씨가 원인인 홈런이 전체에서 1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

크리스 캘러헌 다트머스 대학 지리학 연구원은 파퓰러 사이언스에 "지구 온난화는 허리케인과 폭염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바꾼다"며 "상황 악화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캘러헌이 기후 변화와 홈런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온도가 높을수록 공기밀도가 감소하고 야구공이 받는 저항이 줄어든다는 물리학 가설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그러나 아무도 대규모 데이터를 가지고 검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캘러헌과 연구진은 10만 개 이상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에서 개인 안타 22만 개를 분석했다.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기온이 발생한 경기 날의 홈런 수를 확인한 뒤 평범한 날의 홈런 수와 비교했다. 이렇게 높은 온도로 인한 공기밀도 감소가 홈런에 얼마나 원동력을 보탰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 

경기력 향상 약물, 배트 및 볼 구성, 타자의 실력 등 다른 요소들도 고려했다. 연구진은 오늘날 타자들이 공을 멀리 날릴 수 있는 최선의 각도와 속도로 타격한다고 여긴다. 따라서 온도는 홈런을 만드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 핵심은 아니다. 

모든 미국 MLB 야구장에서 지역 평균 기온이 화씨 2도 상승할 때마다 연간 평균 홈런 수를 조사했다. 가장 크게 영향받은 공간은 시카고의 야외 링글리 필드다. 2도가 변할 때마다 시즌당 15개 이상 홈런을 경험했다. 반면 탬파베이의 돔 지붕 트로피카나 필드는 외부온도가 어떻든 홈런 수가 1개 이하로 나타났다.

야간 경기는 온도와 공기 밀도가 공의 이동 거리에 미치는 힘을 줄였고 폐쇄적인 돔형 경기장에서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비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는 경우를 계산에 넣지 않았다. 온도로 인한 야구 시즌 당 홈런 수는 각 경기 날씨에 따라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 

논문의 공동 저자 저스틴 맨킨 다트머스 대학 생태학 연구원은 파퓰러 사이언스에 "열 효과는 직관적이지만 지금처럼 명확하게 드러난 수치들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맨킨은 후속 연구로 골프, 크리켓 등 다른 탄도 기반 스포츠가 지구온난화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맨킨은 한 성명에서 "핵심 질문은 사회가 얼마나 높은 온도를 용인할 수 있고 홈런을 최대화하는 데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다"고 주장했다. 이어 "홈런은 온도가 영향을 미치는 한 예시다"며 "인간에게 더 위험한 다른 경우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