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4족 보행 로봇들은 온갖 묘기를 부려왔다. 공을 굴리고 벽을 오르고 모래 위를 걷고 발가락으로 문을 열었다. 기계공학자들은 로봇 제어 기술로 다양한 행동을 끌어냈다. 새로운 연구는 행동보다 균형감에 초점을 맞췄다. 카네기 멜론 대학 로봇공학 연구소는 4족 보행 로봇으로 평균대를 가로지르는 데 성공했다. 민첩한 동시에 안정적인 조작이 필요한 일이다.
평균대는 사람에게도 쉽지 않다. 베벌리 플로키 미시건 여자 체조 코치는 2016년 시카고트리뷴에 평균대가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했다. 그는 "다른 어떤 과제도 평균대만큼 정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사소한 실수로도 바닥에 넘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평균대는 완벽을 위한 장소이며 오류가 존재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4족 로봇의 다리는 서로 조화를 이루기 힘들다. 다리 3개가 땅에 닿아있다면 괜찮다. 하지만 1개에서 2개 다리만으로 균형을 잡기 시작하면 문제다. 재커리 맨체스터 카네기멜론대학 로봇 탐사 연구소 책임자는 " 현재 4족 로봇의 제어 기술은 다리를 따로 움직이며 서로 협동하게 만들 수 없다"며 "우리가 어떻게 이런 조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다.
연구진은 우주선에 사용하는 반작용 바퀴 구동기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여러 개 바퀴가 회전하며 균형을 맞추는 도구다. 서로의 회전 속도를 조절해가며 힘을 조절한다.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특정 방향으로 쏠리지 않게 자세를 잡도록 도와주는 기구다. 상업용 유니트리 A1 로봇의 피치와 롤 축에 반작용 바퀴 구동기를 두 개 장착했다. 부품은 로봇 발이 어디에 있건 균형을 잡아주었다. 동물들이 꼬리나 척추로 균형을 유지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맨체스터는 "만약 여러분이 무거운 플라이휠을 한쪽으로 돌리면 내부는 반사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게 됩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성능을 증명했다. 첫 번째 실험은 로봇을 약 0.5미터 위에서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 결과 공중에서 몸을 뒤집어 착지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는 평균대를 걷는 실험이었다. 6센티미터 보폭을 가진 나무 위를 통과하는 시험이었다. 로봇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도착했다.
단순한 오락을 위해서 재주를 부리게 하는 게 아니다. 재난 상황에서 까다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 연구진은 런던에서 열리는 2023 로봇 및 자동화 국제 콘퍼런스에서 더 자세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SARA KILEY WATSON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