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2016년 공개한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는 폴리네시아 선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카누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원주민들의 행동반경이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는 정도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예상보다 뛰어난 항해력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구전되는 이야기에 따르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행해도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과학자들이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은 전설적인 바다 선원들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폴리네시아 인들은 카누를 타고 중앙 태평양으로 향했습니다. 다양한 섬들을 오간 모험 이야기는 주로 구전 역사를 통해 살아남았습니다. 기록을 뒷받침하는 물질적 증거는 드물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 아이메릭 헤르만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센터 고고학자는 파퓰러 사이언스에 "태평양 섬 주민들은 매우 먼 거리를 여행할 수 있었고 구석구석을 누볐다"며 "폴리네시아인들은 파푸아 뉴기니에서 이스터섬(라파 누이)에 이르는 수백 개 섬에 정착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해양 기술이 성숙하기  이전에 태평양처럼 광범위한 대양에서 장거리 항해를 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외 폴리네시아로 가면 더 많은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역외 폴리네시아는 폴리네시아 삼각형 밖에 위치하지만, 문화적으로 폴리네시아에 속한 지역입니다. 섬마다 제각각 다른 토착문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 이야기에 따르면 먼 거리를 극복하고 교류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비슷한 도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역외 폴리네시아의 석조 유물을 분석했습니다. 어떻게 고립되는 대신 이웃 섬과 연결되었는지 조사했습니다. 물건들은 사모아 지역에서 10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새 발견은 서폴리네시아 사회가 지난 세기 동안 매우 유동적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합니다. 선원들이 항해를 통해 역외 폴리네시아에 정착했다고 암시합니다.

헤르만은 지리화학적 분석 방법으로 검증에 나섰습니다. 역외 폴리네시아에서 발굴한 석기에서 독특한 흔적을 채취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그동안 태평양 지역 섬들에서 진행한 지리화학적 조사들에서 역외 폴리네시아와 다른 흔적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연구진들은 동남아시아와 동태평양에 이르는 지리화학적 특성들에 유사점이 있는지 찾아 나섰습니다.

연구진은 1258년 전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외 폴리네시아 유물 14개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그 뒤 결과물을 기존 연구 자료들과 함께 분석했다. 재료들은 섬에서 나온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역외 폴리네시아에서 1000마일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나오는 소재들이었습니다.

헤르만은 "온갖 재료 공급처가 있는 태평양에서 서폴리네시아 문화와 연관된 유물들의 소재는 모두 유사한 사모아 채석장에서 가져온 것이다"며 "동태평양 지역의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역사는 항상 지역 역사가 먼저"라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현장 연구를 수행하기 전에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추장의 허가를 구했다. 

헤르만은 "인간의 역사를 보기 위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도 사람들은 항상 주변을 여행하고, 사회는 항상 이웃과 접촉했으며, 때로는 아주 먼 거리에 사는 이웃을 통해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