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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물의 멸종, 똥 보고 알아낸 과학자들

배변물 속 균 포자 분석
멸종 시기 및 생태계 변화 과정 연구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4.27 21:54
  • 수정 2024.04.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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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을 채취하고 있는 과학자들 [자료=Prehistoric poo reveals ‘waves’ of extinction in Colombia]
표본을 채취하고 있는 과학자들 [자료=Prehistoric poo reveals ‘waves’ of extinction in Colombia]

똥을 단순한 오물로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가르쳐 주는 자료입니다. 새 몸속 미생물 군집, 조개 서식지, 회복하는 산호 숲 등에 관해 알려줍니다. 또한 대형 동물의 배설물을 분석해 멸종 시기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엑세터 대학 연구진이 쿼터너리 리서치(Quaternary Research)에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은 배설물을 통해 고대 동물들의 멸종시기를 알아냈습니다. 연구는 플라이스토세 시대에 살았던 대형 동물들을 탐구했습니다. 남아메리카 콜롬비아 안데스산맥을 배회한 6미터 높이 나무늘보와 1000파운드에 달하는 무게를 지닌 아르마딜로 등이 대표적입니다. 고대 대형 동물들은 두 번 위기를 맞으며 멸종되었습니다. 약 2만 3000년 전 언덕으로 둘러싸인 콜롬비아 계곡 판타노 데 몽켄티바에서 대규모로 개체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약 1만 1000년 전 같은 지역에서 두 번째 위기가 오며 멸종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배설물에서 나온 곰팡이 포자를 통해 멸종 시기를 조사했습니다. 코우프라필러스 균 포자는 번식 과정에서 거대 동물들의 내장을 통과합니다. 채취한 표본에서 발견한 포자로 멸종한 동물들이 살았던 시기와 공간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고대 동물 배설물은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약 37마일 떨어진 판타노 데 몽켄티바 근처 늪에서 발견했습니다.

곰팡이 포자 분석이 구체적으로 어떤 거대 동물들이 존재했는지 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표본을 바탕으로 몇 가지 추측을 하였습니다. 거대한 나무늘보나 아르마딜로, 혹은 라마와 비슷한 마크라우케니아나 코뿔소와 유사한 톡소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변 표본을 채취한 몽켄티바 지역 사진 [자료=Prehistoric poo reveals ‘waves’ of extinction in Colombia]
대변 표본을 채취한 몽켄티바 지역 사진 [자료=Prehistoric poo reveals ‘waves’ of extinction in Colombia]

연구를 통해 거대 동물들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 동물들의 멸종 이후 몽켄티바 생태계는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이 번성하고 산불이 증가했습니다. 

두니아 우레고 엑세터 대학교 생물학자는 "우리는 코끼리 같은 큰 동물들이 초목을 먹고 짓밟는 행위를 통해 생태계를 조절한다고 알고 있었다"며 "꽃가루와 숯뿐만 아니라 곰팡이 포자를 분석해 거대 동물들의 멸종과 그로 인해 산불과 식물군이 맞이한 결과를 추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거대 동물들은 한번 사라진 후 약 5000년 뒤에 다시 번성했다가 최종적으로 멸망했습니다. 연구진은 멸종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잠재적인 원인으로 식용 식물의 감소, 기후변화, 인간 사냥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 운석 충돌 같은 가설을 내세웠습니다.

엑세터 대학 연구진은 "거대 동물들이 사라진 후 몽켄티바 식물군은 나무에 가까우며 초식동물이 씹어먹기 좋은 식물들로 구성되었고 동물 배변을 통해 퍼지는 식물들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거대 동물들의 멸종 이후 가연성 식물들이 더 이상 먹히고 짓밟히지 않았기 때문에 산불이 더 흔해졌을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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