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올해 1~3월 우리나라 해외 출국자 수는 497만 9386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해외 출국자가 655만 4031명이었는데요, 1분기 만에 75%를 넘어선 것입니다.

◆동남아 여행 시 출국 한 달 전 홍역 2회 예방접종 권고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외에도 여러 감염병의 위험이 커졌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10배 높은 홍역에 주의해야 하는데요. 올해 국내 여행객의 71%가 아시아 지역을 여행했다고 하니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별 감염병 예방 정보에 따르면 유럽 여러 국가들에서도 홍역이 주의해야 할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올해 1월 국내에서는 3년 만에 홍역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8일 정은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 시 찾는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홍역에 대한 면역 추정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홍역은 홍역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성 질환입니다. 홍역에 걸리면 열이 나고 발진이 생기며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드물게 호흡기와 중추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문제는 홍역의 감염력입니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감염 전파가 가능한 기간 동안 전염시키는 평균 사람 수가 12~18 정도 되는데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수두 바이러스는 5~7 정도이고 코로나19바이러스는 변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 1 내외입니다.

정 교수는 “홍역은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97%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홍역에 면역력을 가지려면 자연 감염을 경험하거나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백신을 접종하거나 홍역 특이 항체인 lgG가 양성이어야 합니다. 홍역 접종 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한데요, 2002년 접종 기록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별 감염병 알고 그에 따른 예방접종 사전 준비해야

홍역 외에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은 다양하고 그에 따라 백신 접종 차수나 지켜야 하는 최소 간격이 있어 출국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티푸스나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에는 접종해야 합니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는데요.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 열흘 전에는 접종해야 합니다.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의 황열 위험 지역을 여행하거나 이들 지역에서 12시간 이상 체류한 후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해외감염병 NOW 사이트에서는 ▲국가별 감염병 예방 정보 ▲해외 감염병 정보 ▲국가별 예방접종 요구사항 ▲예방접종기관 안내 ▲해외여행 건강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만이 아니라 옷차림, 음식물 섭취, 개인 위생 등에 대한 내용도 안내하고 있으니 참고하셔서 즐겁고 안전한 해외여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