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UPDATED. 2024-04-27 19:15 (토)

본문영역

뇌 진화의 비밀, 곤충에서 찾는다

도쿄대, 원시 잎벌과 꿀벌 뇌 비교해 신경 진화 과정 추적 연구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5.09 18:35
  • 수정 2024.04.23 13:25
글씨크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어떤 과학자들은 고등한 두뇌 기능과 행동에 대해 알고 싶다면 곤충을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쁜 꿀벌부터 나비에서 벽에 붙은 파리 같은 모든 곤충이 대상이다.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5일(현지시간) 출판된 논문은 벌꿀 뇌에서 특정 기능에 특화된 케니언 세포(Kenyon, 줄여서 KC) 세 종류를 발견했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한 케니언 세포에서 진화했다고 추정된다.

케니언 세포들은 곤충 뇌에서 발견되는 신경 세포다. 보통 학습과 기억을 담당한다. 특히 후각을 담당하는 뇌 기관 코포라 페던쿨라타(corpora pedunculata)와 연관이 있다. 버섯같이 생겨서 머쉬룸 바디(Mushroom body)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벌 곤충들 뇌에 자리 잡고 있다. 원시적인 형태의 잎벌부터 더 발전한 신체를 가진 꿀벌까지 다양한 곤충이 공유하는 기관이다.

논문의 저자인 도쿄대 연구원들은 "우리는 2017년 벌들 사이에서 머쉬룸 바디 내 KC의 아종 세포들이 발달할수록 더 진보적인 행동 양식을 보여준다고 보고했다"며 "즉, KC 아종 세포가 더 많을수록 발달한 뇌와 행동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각기 다른 KC 아종 세포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몰랐다"며 "KC 세포에 대한 궁금증이 이번 연구의 동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도쿄대와 일본 국립농업식품연구기구(NARO)는 다른 행동 체계를 가진 두 벌과 곤충을 선별했다. 잎벌은 원시적인 뇌 구조를 가졌으며 단일한 KC 아종 세포를 지녔다. 반면 상대적으로 더 복잡한 행동과 사회성을 보여주는 꿀벌은 세 KC 아종 세포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꿀벌이 더 진화했지만, 생물학적 친척인 잎벌과 뇌의 특성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생물학적 연관성에서 진화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발현한 RNA를 분석했다. 다양한 KC 아종 세포에서 발생하는 유전적 활동을 관찰하고 기능을 특정하기 위해서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논문의 공동 저자인 히로키 코노 도쿄대 생물학자는 "꿀벌의 세 KC 아종세포가 잎벌의 단일 KC 세포와 유사성을 가져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진행한 유전자 비교 결과에 따라 진화한 KC 아종 세포들은 기존 KC 아종 세포에서 차례로 생겨났다고 추측했다"며 "그러나 특정 업무에 특화되면서 점차 원본 KC 아종 세포로부터 분리되었다"고 설명했다.

KC 아종 세포의 수가 늘어날수록, 각 세포는 원 KC 세포로부터 몇가지 고유한 특성을 물려받았다. 이후 아종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변화했다. 그 결과 현대 곤충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진은 원시 KC 세포 기능이 여전히 꿀벌과 잎벌에 살아있다는 구체적인 행동 증거를 찾아 나섰다. 보통 꿀벌에게 흔히 사용하는 기억 훈련 실험을 잎벌에게 실행했다. 꿀벌과 잎벌은 냄새 자극에 반응하면 보상을 얻는다고 학습했다. 첫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잎벌이 과제에 참여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다음 단계로 과학자들은 잎벌 애벌레에서 CaMKll 유전자를 조작했다. CaMKll 유전자는 꿀벌에서 KC 유전자처럼 장기기억에 관여한다. 조작 이후 성체가 된 잎벌은 장기기억 능력이 손상되었다. 꿀벌처럼 잎벌에서도 CaMKll 유전자가 기억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CaMKll은 잎벌 뇌에서는 단일 KC 아형 세포 전체에 걸쳐 발현되었다. 반면 꿀벌에서는 한 KC 아형에게서만 드러난다. 논문 저자들은 CaMKll의 장기기억 기능이 특수한 KC 아종 세포로 이전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곤충 뇌에 비해 인간의 뇌는 더 크고 복잡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신경계에서 유사한 기능을 하는 구조가 있다. 곤충 뇌세포가 발달하며 행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을 더 잘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꿀벌의 사회적 행위와 관련된 KC 세포를 연구하려고 한다.

논문의 공동 저자 쿠와바라 타카요시 도쿄대 연구원은 "발견한 모델이 다른 행동의 진화 과정도 설명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곤충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사회적 행동을 제어하는 신경계에 대해 많은 미스터리가 있다,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이 분야에서 선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저작권자 © 파퓰러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만 안 본 뉴스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8
  • 팩스 : 02-6261-6150
  • 발행·편집인 : 김형섭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파퓰러사이언스
  •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673
  • 등록일 : 2000-01-06
  • 발행일 : 2017-11-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대표 : 이훈,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