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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에서 따온 이름, 신규 나비 종 사우로나 명명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5.10 20:55
  • 수정 2024.04.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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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론에서 이름을 따온 나비 사우로나 트라이앵굴라. b, c는 수컷 d, e는 암컷이다. [자료=Combining target enrichment and Sanger sequencing data to clarify the systematics of the diverse Neotropical butterfly subtribe Euptychiina ]
사우론에서 이름을 따온 나비 사우로나 트라이앵굴라. b, c는 수컷 d, e는 암컷이다. [자료=Combining target enrichment and Sanger sequencing data to clarify the systematics of the diverse Neotropical butterfly subtribe Euptychiina ]

반지의 제왕은 수십 년 동안 인기를 끌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이다. 수많은 창작자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과학자들은 작품에 등장하는 강력한 악당 사우론을 기리며 새 나비 종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앞으로 곤충 학계는 신 나비 종을 '사우로나"라고 부를 예정이다. 강렬한 주황색 날개에 검은 점이 인상적인 나비 무늬를 불타는 눈을 가진 사우론에 빗댄 것이다.

시스터매틱 엔터몰로지(Systematic Entomology) 저널에 8일(현지시간) 발표된 논문은 최근 발견된 두 나비를 소개한다. 사우로나 트라이앵굴라(Saurona triangula)와 사우로나 아리게라(Saurona aurigera)다. 연구진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사우로나 나비 종이 더 많다고 추측한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블랑카 후에르타스 런던 자연사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는 "관심이 부족한 나비들이 주목받도록 독특한 이름을 지어주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외양을 가진 곤충 집단에서도 비슷함 사이로 제각기 차이가 있다"며 "새로운 종을 명명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으며 한 번에 두 개체에 새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더욱 드물다"고 강조했다.

사우로나 트라이앵굴라와 사우로나 아리게라는 반지의 제왕에서 이름을 가져온 최초의 나비들이다. 하지만 영역을 넓히면 대서사시의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빌린 사례는 많다. 공룡 사우로니옵스 파키톨루스와 곤충 맥크로시스 사우로니가 있다. 이외에도 사우론의 적수 마법사 간달프도 다양한 종들에게 이름을 남겼다. 게, 나방, 딱정벌레, 그리고 화석화된 동물까지 간달프의 이름을 가져왔다.

인기 있는 가상 인물로 빗대어 동물의 이름을 지으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대형 산불로 자연 생태계가 막대한 피해를 보았었다. 42만 에이커 대지가 불타고 30억 마리 동물들이 다쳤다. 화재로 피해를 본 오스트리아 딱정벌레 세 종은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 등장 캐릭터에게 이름을 따왔다. 곤충보존기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화제를 끌기 위해서였다.

사우로나 나비는 유프티카나 군에 속하며 아마존 남부 열대우림에 서식한다. 돋보이는 신체적 특징이 없으므로 서로 구분하기 힘들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각 개체를 분류하고 있다.

블랑카는 "사우로나 나비는 아메리카 대륙 열대 저지대에 넓게 분포하고 있지만 잘 연구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그동안 유프티키나 나비군은 작고 생김새가 비슷해 간과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특징들은 사우로나 나비를 아메리카 열대지방에서 연구하기 까다로운 종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고 고백했다.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표본에서 DNA를 대량 뽑아낼 수 있다. 그런데도 연구진이 유전자로 다른 나비 400종을 세분화하는 체계를 세우는 데 10년 이상 걸렸다.

조사 결과 연구진은 아르젠테리아를 비롯해 새로운 나비 속을 9개 지정했다. 아르젠테리아는 영어로 '은광'이라는 뜻으로 날개에 은빛 비늘이 있어서 붙인 이름이다. 현재 6종이 속해있으며 추후 더 많은 종을 발견하길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예상했던 것보다 약 20% 더 많은 미확인 종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조사를 진행하면서 더 많은 나비 종을 찾아내길 바라고 있다. 

블랑카는 "희귀종과 고유종을 포함해 우리가 몰랐던 많은 종을 알 수 있기에 유프티카나 같은 집단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며 "몇몇 종은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므로 새 이름을 붙여주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알려지고 보호받기 위해 관심이 필요한 다른 나비와 곤충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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