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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혹독한 기후 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나?

IBS 기후물리 연구단, 300만 년에 걸친 기후 시뮬레이션 수행
인류 조상 서식 지역의 생물 군계 11가지로 특정
생존 비결은 “다양한 생태환경을 가진 지역으로 거주 영역 확장한 덕분”

  • 기자명 신희승 기자
  • 입력 2023.05.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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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기후물리 연구단이 인류의 조상인 호모종은 다양한 생물 군계가 있는 모자이크식 자연환경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미지는 사바나, 초원, 아열대 지역이 함께 있는 자연환경에 도착한 호모종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미지=IBS 기후물리 연구단]
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인류의 조상인 호모종이 다양한 생물 군계가 있는 모자이크식 자연환경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미지는 사바나, 초원, 아열대 지역이 함께 있는 자연환경에 도착한 호모종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미지=IBS 기후물리 연구단]

지난 300만 년 동안 지구는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겪었습니다. 혹독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들은 도태되었죠.

하지만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호모종은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았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악셀 팀머만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과학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IBS의 ‘알레프’를 활용해 역대 최장 기간에 걸친 옛 기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이를 방대한 고고학 자료와 결합해 인류 조상의 자연환경 선호도를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호모종을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하빌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 6종류로 분류하고 이들이 시대별로 살았던 서식지를 추정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4월 네이처에 발표한 200만 년간의 인류 조상 서식지 추정 연구에 100만 년을 더한 것입니다. 총 300만 년의 기온, 강수량 등 기후 자료를 생성하여 기후 기반 식생 모델을 구축했죠.

그리고 이 정보를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유적지와 화석 등 3232개의 방대한 고고학 자료에 대입해 호모종이 살았던 지역의 생물 군계 유형을 11가지로 분류하고 각 호모종이 선호한 생물 군계를 특정했습니다.

생물 군계는 기후 조건에 따라 지역을 구분할 때 해당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동물 군집을 모두 포함하는 생물의 군집을 말합니다. 열대우림, 냉대림, 사바나, 초원, 툰드라 등이 생물 군계의 일종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3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한 초창기 호모종 호모 에르가스터와 호모 하빌리스는 초원과 관목지대 등 개방된 환경에서만 살았습니다.

초창기 호모종(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하빌리스)은 초원과 관목 지대에에 주로 거주했다.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열대우림부터 사막, 빙상 등 다양한 생물 군계에서 모두 생존할 수 있었다. [이미지=IBS 기후물리 연구단] 
초창기 호모종(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하빌리스)은 초원과 관목 지대에에 주로 거주했다.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열대우림부터 사막, 빙상 등 다양한 생물 군계에서 모두 생존할 수 있었다. [이미지=IBS 기후물리 연구단] 

하지만 약 18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은 유라시아로 이주했는데요. 그곳의 온대림과 냉대림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 군계에 적응하면서 여러 사회적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이동성, 유연성, 경쟁성 등 여러 부분에서 그 이전 어떤 호모종보다도 유능해 다른 호모종이 개척하지 못한 사막과 툰드라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죠.

한편 연구팀은 호모종이 여러 생물 군계가 가까이 모여 있는 자연환경을 선호한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사막, 사바나, 초원, 열대우림 같은 식생들이 한곳에 밀집해 있는 모자이크식 자연환경 말이죠.

이렇게 다양성을 추구했기 때문에 도구 개발과 인지 능력 향상이 이루어졌고 극한의 변화에 대한 호모종의 회복력과 적응력이 커졌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의 제1 저자인 엘크 젤러 부산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연구원은 “다양한 자연환경과 식생이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사회‧문화적 발전을 위한 잠재적 원동력임을 확인했다.”라면서 “초기 인류의 생존 전략에 대한 전례 없는 견해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옛 기후 모델링을 기본으로 해서 기후가 인류의 유전적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12일(한국시간) 게재됐습니다.(논문명: Human adaptation to diverse biomes over the past 3 million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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