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개미는 사람들에게 해충으로 여겨집니다. 두 과학자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데이비드 안드레앙 룬드 대학교 연구원과 루퍼트 소어 노팅엄 트렌드 대학교 연구진은 흰개미를 뛰어난 건축가로 조명합니다. 수천만 년에 걸쳐 진화하며 개발한 개미집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곤충으로부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건축 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최근 프론티어즈 인 매테리얼즈(Frontiers in Materials)에 논문을 게시했습니다.

흰개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물학적 구조물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12미터보다 높은 개미집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흰개미는 건설과정에서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나미비아에서 발견한 한 개미굴은 복잡하게 뒤얽힌 통로 구조를 지녔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흰개미 집은 11월부터 4월까지 진행되는 우기 때 햇빛이 풍부한 북쪽으로 자라납니다. 하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환기와 습도 조절을 위해 출구를 적절히 봉쇄합니다.

앙드레앙과 소어는 개미굴이 얼마나 섬세하게 기체를 통제하는지 실험했습니다. 먼저 3D프린터로 탈출구를 모형으로 재현했습니다. 이후 스피커 음파로 모형에 기체 혼합물을 흘려보내면서 내부 물질의 이동상황을 관찰했습니다. 건축물 내에서 기체 흐름의 세기는 스피커의 진동 주파수에 따라 변화했습니다. 공기 파장에 따라서 수분과 가스가 모형안에서 밖으로 이동했습니다.

연구진은 튜브로 개미굴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전기 모터로 만든 유압식 펌프로 물을 흘려보내자 물이 퍼져나갔습니다. 개미굴 전체에 물을 퍼지게 하려고 많은 펌프질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흰개미 굴은 소량의 풍력만으로도 통로를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개미 구조물이 가진 설계를 건축물에 적용하면 작은 공기 통로로 환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에너지가 적게 드는 센서와 유압 모터만으로 건물의 공기를 수월하게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소어는 "건물을 환기하려면 내부에서 온도와 습도의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오래된 공기는 밖으로 신선한 공기가 안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기체 순환 시스템이 에어컨의 도움 없이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집안의 쾌적함을 유지하면서 건물에서 공기와 습기의 흐름을 조절하며 기체를 배출하는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기술이 실현된다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는 살아 숨 쉬는 건축물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