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지역을 기어 다니는 나무늘보는 천천히 움직이는 몸짓으로 유명합니다. 반응이 느려 연구하기 까다로운 종이기도 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나무늘보를 조사한 연구진이 있습니다. 피어제이 라이프 인바이론먼트(PeerJ Life & Environment) 저널에 29일(현지시간) 발표된 연구는 두 나무늘보 종의 활동 방식과 행동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코스타리카 카리브해 연안 저지대 열대우림에서 서식하는 두 나무늘보 종이 주인공입니다. 브래디푸스 바리에가투스(Bradypus variegatus)와 콜로푸스 호프마(Choloepus hoffmanni)라는 종입니다. 포유류인 나무늘보는 한 끼 식사를 모두 소화하는 데 2주 정도 걸리며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매일 20시간 정도 잠을 잡니다.

연구진은 나무늘보에 기록장치를 부착하고 몇 주에 걸쳐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환경 변화에 나무늘보가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신체를 저온으로 유지하면서 적은 활동량으로 생활하는지 탐구했습니다.

콜로푸스 나무늘보는 불규칙한 활동 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활동은 포식자를 피하면서 환경에서 이점을 누리게 도와줍니다.

과학자들은 동물 종뿐만 아니라 개체 간에도 활동 수준이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유연한 활동량은 동물들이 여러 가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온도도 학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한 변수입니다. 열대 지역에서 90도 중반에 이르는 일일 기온이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관찰 결과 나온 행동 변화는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브래디푸스 나무늘보는 추운 날씨에는 야간 활동이 늘어났습니다. 저자들은 온도가 행동 변화와 잠재적으로 상관있다는 흔적으로 생각합니다.

논문은 나무늘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온도가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효과적인 보존대책을 만들어 낼 때 나무늘보가 환경 변화를 견디는 역량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열대 생태계의 취약성과 중남미에서 인간 활동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더욱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에 따르면 코스타리카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산림면적의 약 2.4%를 잃었습니다.

야생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관찰 연구는 쉽지 않지만, 결과물은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