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을 대규모로 보수하려면 벽을 철거해야 하기도 합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좋지 않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2018년 미국에서 건축 철거 쓰레기가 약 6억 톤가량 발생한다고 추정했습니다.
처음부터 집을 지을 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어떨까요? 케임브리지 대학 천연소재 혁신센터(Centre for Natural Material Innovation) 연구원들은 변신할 수 있는 집 구조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이페머럴(Ephemeral) 소재를 개발해냈습니다. 일반적인 건물 속 견고한 벽과 달리 이페머럴 목재 벽은 유연합니다. 필요에 따라 재배치해서 집안에 완전히 새로운 방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책임자인 안나 가토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원은 이페머럴 개발에 영감을 준 소재를 소개했습니다. 기타 같은 곡선형 목재 악기와 조립 모듈식 가구입니다. 전통적인 통기타에서 볼 수 있는 곡선은 커핑처리한 결과물입니다. 나무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파서 휘어도 부러지지 않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이런 방법을 벽에 적용해 집과 사무실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페머럴은 공간을 이용할 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 그에 맞춰 집이 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독립한 후 빈 곳을 활용하거나 나이가 들어가며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때론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해 새 단장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연구진은 작품을 런던 서머셋 하우스에서 주최한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에 출품했습니다. 인도의 개발업체와 협력해 상용화를 논의 중입니다. 연구진은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이페머럴을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토는 최근 이페머럴의 개발 이유를 "주택을 더 저렴하고 사회적으로 만드는 것과 기술 혁신 및 지속가능성을 결합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람과 환경을 동시에 배려하는 미래도시에 필요한 제품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