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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봤어? 입자가속기로 촬영한 원자 사진

아르곤 국립연구소, 입자가속기로 개별 원자가 보이는 수준의 사진자료 획득 성공

  • 기자명 RAHUL RAO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6.05 18:15
  • 수정 2024.04.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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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이 단일 철 원자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장면. 현미경의 탐침이 에너지로 흥분한 전자를 포착해 물리적, 화학적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사진=스와이흘라]
X선이 단일 철 원자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장면. 현미경의 탐침이 에너지로 흥분한 전자를 포착해 물리적, 화학적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사진=스와이흘라]

X선 또는 엑스레이는 전자가 물체와 충돌할 때 방출되는 전자기파다. 보통 부러진 뼈나 치아를 확인할 때 필요한 과학 현상으로 생각한다. 일반인은 X선을 병원에서 주로 접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환자의 X선 사진에서 신체 이상을 알아낸다. 

과학자들도 X선을 유사한 용도로 사용한다. 다만 대상이 사람이 아닐 뿐이다. 연구에 투입하는 고출력 X선은 생물 대신 분자 정도로 작은 물질을 찍는다. X선을 미시 세계를 포착해 원자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술력 문제로 개별 원자를 촬영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계를 극복한 물리학자들이 최근 네이처(Nature) 저널에 X선으로 포착한 단일 원자들을 공개했다.

논문의 저자인 스와이흘라 아르곤 국립연구소 물리학자는 "X선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됐다"며 "하지만 그동안 개별 원자를 촬영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몰라서 놀랍다"고 말했다.

테르븀 원자를 연구진이 포착한 사진. 확대하면 개별 원자를 포착할 정도로 정밀하다. [자료=Characterization of just one atom using synchrotron X-rays]
테르븀 원자를 연구진이 포착한 사진. 확대하면 개별 원자를 포착할 정도로 정밀하다. [자료=Characterization of just one atom using synchrotron X-rays]

촬영 기술의 한계를 넘어

과학자들은 1955년 최초로 원자 특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 주로 원자를 촬영한 도구는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이다. STM 기기는 박테리아 크기 정도로 작은 침을 장착한다. 연구자들은 원자 표면 위로 머리카락 굵기의 백만분의 1만큼 STM 침을 움직인다. 그렇게 되면 침과 원자 사이로 지나가는 전자가 전류를 생성한다. 이후 감지한 전류를 바탕으로 원자 이미지를 작성하는 구조다. 침을 정교하게 움직이면 원자를 조작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X선으로 더 많은 원자를 분류할 수 있었다. 원자 속 전자는 X선에 에너지를 전달받아 흥분한다. 전자가 진정하면서 에너지를 X선으로 방출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전자에서 나오는 X선으로 원자 구조를 파악했다. 

다만 원자의 성질을 분석하려면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미지를 이해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특성을 분류하고 어떤 화학반응을 보여줄지 이해하는 과정은 이보다 복잡하다. 

X선 분광법은 분자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특정 집단군에 소속된 분자들이 누구이며 어떤 전자 배치를 보여주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에도 한몫을 해낼 정도였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한 집단만 관찰할 수 있을 뿐 개별 원자 개체까지 조사할 수 없었다.

논문의 공동 저자 볼커 로즈 아르곤 국립연구소 물리학자는 "우리는 축구선수로 구성된 팀과 댄서들이 모인 팀을 볼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축구선수나 댄서 한 명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철 원자를 포착한 사진. [자료=Characterization of just one atom using synchrotron X-rays]
철 원자를 포착한 사진. [자료=Characterization of just one atom using synchrotron X-rays]

고출력 입자 가속기 도입

치과에 있는 X선 사진기로는 분자를 분석할 수 없다. 훨씬 더 밝고 강력한 광선이 필요하다. 싱크로트론(synchrotron)이라고 불리는 입자 가속기 정도는 되어야 한다.

논문에서는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운영하는 가속기를 사용했다. 일리노이주 평야에 있는 거대한 고리 모양 구조물로 950미터가 넘는 길이다.

논문 저자들은 강력한 싱크로트론과 STM의 정밀도를 결합했다. X선으로 원자 속 전자를 활성화했다. STM은 일부 전자를 조작해 빼냈다. 새로 개발한 방법은 싱크로트론 X선 주사 터널링 현미경(SX-STM)이라고 이름 붙였다.

X선과 STM 기술을 융합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단순히 기술을 덧붙이는 정도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구하는 두 과학자 집단이 사용하는 개별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합하는 데 수년간 노력이 필요했다.

논문 저자들은 SX-STM으로 두 원자 내부에서 전자 배열을 검출해냈다. 철 원자와 희토류 원소인 테르븀 원자를 볼 수 있었다. 로즈는 "완전히 새로운 결과이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검출 기술은 원자를 읽어낼 수 있다. 연구진은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자 컴퓨터로 원자 속 전자 배치를 조작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화학 반응을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스와이흘라는 신기술로 X선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X선은 우리 문명에서 많은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예로 들어 특정 원자가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 알수록 더 나은 합성 물질을 제조해 낼 수 있다.

흘라와 동료 연구진은 개별 원자를 조사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는 과학자가 분자 집단 전체를 정교하게 파악하는 길을 열어준다. 그는 "원자 하나를 검출할 수 있다면 10개, 20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RAHUL RAO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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