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데바란, 시리우스, 안타레스, 스피카…. 모두 별의 이름인데요. 그런데 머나먼 우주 저편에 있는 우리말 이름을 가진 별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천문연맹(IAU)가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의 결과를 8일(현지 시간)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첨단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할 항성 'WD 0806-661'과 외계행성 'WD 0806-661 b'의 이름이 정해졌는데요. 바로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이 제안한 ‘마루’와 ‘아라’입니다.
이제 마루와 아라는 외계행성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되어 영구적으로 사용됩니다.
마루가 아라가 위치한 곳은 지구로부터 약 63광년 떨어진 WD 외계행성계로 남쪽 하늘의 별자리인 날치자리에 있습니다. 마루는 질량이 태양의 약 0.6배인 항성이며 아라는 목성보다 약 8배 무거운 외계행성이죠. 이 항성과 행성의 거리는 약 2500AU로 태양과 지구 간의 평균 거리 약 1억 5000만km의 25배에 달합니다.
두 이름이 선정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IAU는 산하 기관인 천문화 대중화 사무국 IAU OAO 창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2년 10월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이 공모전에는 전 세계 91개국 603건의 이름이 제안됐으며 IAU의 최종선정위원회가 실제 별의 이름이 될 20개를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예선 심사를 통해 총 32건의 이름을 접수했는데요. 이후 천문학자 멘토와 제안자가 팀을 이뤄 서면 및 발표 심사를 거쳐 최종 대표 한 팀과 예비 후보 두 팀을 선정했습니다.
이 중 마루와 아라의 제안자인 동덕여고 이지우, 김수민, 김도연 학생은 “항성과 외계행성 이름을 하늘이 연상되는 단어인 ‘마루’와 바다가 연상되는 단어인 ‘아라’로 지어 천문학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 제안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말 이름을 가진 외계행성은 또 있는데요.
어미별과 외계행성의 이름을 짓는 IAU의 외계행성 이름 공모전은 2015년, 2019년에 한 차례씩 열린 바 있습니다. 한국은 2019년에 참가하여 ‘백두’와 ‘한라’라는 이름이 선정되었습니다.
백두는 북극성이 포함된 작은곰자리에 위치한 별로 맨눈으로도 관찰이 가능하며 한라는 백두의 주위를 도는 별입니다.
외계행성 이름 짓기 공모전 운영위원회의 에릭 마마젝 의장은 “전 세계인들의 창의력이 모여 외계 행성에 뜻깊은 이름들이 지어져 감회가 새롭다.”라고 전했습니다.
데브라 엘메그린 IAU 회장은 “이번 공모전은 학생과 교사, 천문학을 좋아하는 일반인, 그리고 천문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협력하고 참여해 ‘모두의 밤하늘’이라는 IAU의 임무를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마루와 아라, 백두와 한라를 떠올린다면 ‘모두의 밤하늘’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