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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식물의 조상, 이제야 발견했다

호주 화석에서 고대 진핵생물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 발견
마지막 진핵생물 공통조상(LECA)보다 앞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6.12 18:01
  • 수정 2024.04.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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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의 예상도 [사진=TA 2023의 미드저니 제작]
바닷속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의 예상도 [사진=TA 2023의 미드저니 제작]

지금으로부터 16억 년 전 물길에서 헤엄쳐 다닌 고대 유기체는 우리와 상관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Protosterol Biota)로 불리는 이 진핵생물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인간은 없습니다. 수많은 생명체의 시조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이 이들의 존재를 파악한 시점은 그리 멀지 않습니다. 호주 노던 테리토리 근방 바다 밑바닥에서 고대 유기체의 흔적을 발견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최근 조사 결과를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같은 진핵생물은 복잡한 세포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세포 내 에너지 공급처인 미토콘드리아부터 신체를 제어하는 세포핵이 관찰됩니다. 현대 진핵생물로 식물, 곰팡이, 아메바 같은 단세포 생물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세포에 핵을 지닌 모든 생명체는 진핵생물을 공통 조상으로 두고 있습니다.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12억 년 전 살았던 마지막 진핵생물 공통조상(Last Eukaryotic Common Ancestor, 줄여서 LECA)이 나타납니다.

논문 연구진에 따르면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는 지구상 최초로 태어난 포식자일 수 있습니다.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는 동물 및 식물 종이 출현하기 최소 10억 년 전에 출몰했습니다. 전 지구에서 서식하며 해양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한몫을 했다고 추측합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벤자민 네터스하임 독일 브레멘 대학 화학자는 "16억 년 된 암석에서 발굴한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의 분자 잔해는 우리 혈통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며 LECA 활동기 이전에도 살았다고 추정된다"며 "이 고대 생물은 전 세계에서 번영했으며 상당한 기간 해양 생태계 형성에 기여했을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연구진은 현대 진핵생물이 강력하고 지배적이어서 10억 년 전 고대 바다를 정복했을 수 있다고 여겼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진핵생물은 지구에서 번영하고 있지만 과거 유적에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학자들은 강한 생물군이 과거에 힘을 쓰지 못했다고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유를 알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네터스하임은 "우리 연구는 이 가설을 뒤집습니다.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었을 뿐, 고대 바다와 호수에서 번창하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고 주장합니다.

호주에서 찾은 암석이 실마리를 주었습니다. 연구팀은 표본 속 화석으로 보존된 지방 분자를 연구했습니다. 분자들이 원시적 화학 구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프로토스테롤 생명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네터스하임은 "이 분자들이 없었다면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며 "고대 해양 생태계는 대체로 박테리아 위주라고 알려졌지만 새로운 발견은 그렇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가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6억 년 전부터 약 8억 년 전까지입니다. 이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신 원생대 토노스기(Tonian)다. 약 10억 년 전에서 7억 2,000만 년 전으로 해조류와 곰팡이 등 더 고도화된 세포핵을 가진 생명체가 나오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프로토스테롤 바이오타가 정확히 언제 멸종했는지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헨 브록스 호주국립대학교 생물학자는 "포유류의 조상이 번성하기 위해 공룡이 멸종해야 했던 것처럼, 현대 진핵생물을 위해 프로테스테롤 바이오타가 10억 년 전에 사라져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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