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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 vs 중입자 암 치료, 장·단점 알고 선택하세요!

12일 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 개소
환자 상태·효과·한계·비용 등 따져보고 선택해야

  • 기자명 이가영 기자
  • 입력 2023.06.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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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의료진들이 참석자들에게 중입자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의료진들이 참석자들에게 중입자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세대 암병원이 지난 12일 국내 첫 중입자치료센터를 열었다. 환자들은 기존의 방사선 치료와 양성자 치료에 더해 중입자 치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13일 의료계는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전했다. 전문가들은 환자별 상태는 물론이고 각 치료법의 효과와 한계, 비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암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는 ‘브래그 피크’ 현상을 활용한다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는 모두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법이다. 입자를 빛의 속도의 70% 수준으로 가속해 암세포를 타격한다. 빛의 속도는 진공상태에서 초속 약 30만km로 알려져 있다.

두 치료법은 입자가 인체 내 정상 조직을 투과하여 암 조직이 있는 특정 깊이에서만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붓고 이후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현상을 활용한다.

(좌) 양성자와 치료용 X-선의 에너지 전달 (우) 기존 X-선 치료와 양성자 치료의 비교 
(좌) 양성자와 치료용 X-선의 에너지 전달 (우) 기존 X-선 치료와 양성자 치료의 비교 [사진=보건복지부]

현재 널리 쓰이는 방사선 치료는 종양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암 발생 부위에 방사선을 쏘는 과정에서 주변 조직이나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는 활용하는 입자가 다르다

그러나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에 사용되는 입자의 종류는 다르다. 양성자 치료에 사용되는 입자는 수소 이온이고 중입자 치료에 쓰이는 입자는 탄소 이온이다. 탄소 이온은 수소 이온보다 12배 더 무거워 정확한 위치에 빔을 쏘기 위해 대규모 설비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중입자 치료는 치료 횟수·회당 방사선 방출시간 ↓, 비용 ↑

중입자 치료의 장점은 한 번에 쏘는 양을 늘려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치료 1회당 방사선 방출 시간이 2분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이익재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중입자 치료는 암이 있는 곳의 덩어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라면서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절제술을 통해 절제해 덩어리가 안 보이는 경우에 중입자 치료를 하게 되면 정상 장기에 쏘게 돼 중입자 치료의 의미가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중입자 치료의 효과가 기대되는 암은 췌장암이다. 성인의 근육이나 뼈에 생기는 육종, 재발이 잦은 암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향후 중입자 치료 환자가 늘어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 보다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 비용이 높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횟수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전립선암 환자 기준 중입자 치료 비용은 5500만 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양성자 치료는 소아암 전체, 성인 뇌종양·췌장암·식도암 등에 건강보험 적용

한편 국내에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 곳은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부터 양성자 치료를 시작해 5000건 이상 시행했다.

양성자 치료는 암 조직에만 방사선을 최대한 방출하고 주변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형암인 뇌종양, 간암, 폐암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소아암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유규상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양성자 치료는 어느 특정 지점에 멈춰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고 사라지는 ‘양성자 빔’이 사라진 후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양성자 치료는 소아암, 특히 소아 뇌종양 분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보다 정상 뇌조직을 더 보호할 수 있어 장기적인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줄일 수 있어서다.

임도훈 삼성서울병원 뇌종양학과 교수는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소아의 뇌는 암을 치료할 때 방사선이 정상 뇌 부위로 조금이라도 덜 가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라면서 “완치되더라도 나중에 성인이 된 후 후유증으로 삶의 질에 차이가 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9월부터 양성자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18세 미만 어린이 뇌종양·두경부암에서 소아암 전체, 성인 뇌종양·췌장암·식도암 등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 비용은 1500~2000만 원에서 연 25회 기준 200~300만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중입자나 양성자 치료가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라면서 “환자 개인의 상태는 물론이고 비용 대비 효과와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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