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돌고래 수백 마리가 무리 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스탬피드(stampede)라고 합니다. 과학자에게는 해양 포유류를 조사할 중요한 기회입니다. 최근 에콜로지 앤 에볼루션(Ecology and Evolution)저널에 발표된 논문은 드론으로 돌고래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돌고래는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숨구멍과 등지느러미가 보이는 순간입니다. 두 신체 부위 사이 거리로 몸길이와 나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측정한 돌고래 길이로 나이를 추론하는 방법도 개발했습니다. 신체 특징으로 연령대를 알아내는 방식은 특이한 것이 아닙니다. 인도 태평양 큰돌고래 같은 일부 고래류는 피부 반점으로 나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마노아 파비앙 바비에 하와이 대학교 연구원은 "이 방법으로 자유롭게 방목한 개체 집단에서 연령 구조를 정량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건강한 돌고래 개체군에서는 보통 신생아, 미성숙, 성숙 단계가 각각 전체에서 일정 비율을 차지한다"며 "일반적인 분포에서 벗어난다면 개체 수 증가 또는 감소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돌고래 집단 속 연령별 개체 수 변화로 이상 현상을 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드론이 촬영한 돌고래 무리 사진으로 신체 상태를 추측하는 연구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은 주로 대형 동물 위주였습니다. 큰돌고래처럼 작은 포유류에 무인 항공기를 사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비에는 "자유롭게 이동하는 동물과는 함께 작업하기 어려워 조사가 계획대로 잘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까다로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돌핀 퀘스트 오아후(Dolphin Quest O‘ahu)와 협력했습니다. 돌고래와 같이 수영하는 행사를 운영하는 조직입니다. 큰돌고래를 대상으로 공중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뒤 수집한 자료를 플로리다에 있는 사라소타 돌고래 연구 프로그램 연구진과 공유했습니다. 다른 돌고래 종에서도 사진으로 나이를 알아내는 방법이 통하는지 시험할 의도였습니다.
사라소타 연구팀은 다양한 돌고래의 신장, 숨구멍, 등지느러미 사이의 거리 같은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받은 데이터로 드론 사진 측정 방법이 정확한지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전 세계 온대 및 열대 해역에서 발견되는 큰돌고래를 위해 개발한 방법론이었습니다. 이제 연구진은 다른 돌고래 종에게도 드론 기반 나이 추적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큰돌고래보다 주둥이가 길고 키가 작은 긴부리돌고래에게 실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비비에는 "이 방법을 개발하고 사용하면서 야생 돌고래 개체군의 건강을 신속하게 알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예를 들어 새끼 수 감소처럼 개체 수 변화가 나타나는 조기 징후를 쉽게 감지해 적시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