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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주워 먹지 않아요, 음식 취향 있는 야생 코끼리

음식 선호 차이 있는 코끼리, 식단은 개체별로도 차이 존재
다른 먹이 추구로 경쟁 완화 효과 존재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7.05 18:18
  • 수정 2024.04.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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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각각 개체마다 음식 취향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코끼리는 각각 개체마다 음식 취향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동물들도 입맛이 있을까요? 매일매일 비슷한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코끼리는 자신에게 맞는 식습관이 있으며 다양한 맛을 즐깁니다. 브라운 대학교 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 재단에 지원받아 코끼리 식습관을 조사했습니다. 이는 동물이 만족을 느끼는 보존 및 보호 방법 개발에 도움이 됩니다.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왕립학회 오픈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끼리 생태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케냐에서 두 코끼리 집단을 표본으로 선정했습니다. 개별 코끼리 개체들이 어떤 식물 종류를 선호하는지도 밝혀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타일러 카치넬 브라운대학교 생물학과 연구원은 "동물이 필요한 먹이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 생존할 수는 있어도 번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환경 보호론자들이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각 개체가 무엇을 잘 먹는지 이해한다면 코끼리, 코뿔소, 들소 같은 종을 개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도록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DNA 메타바코딩(DNA metabarcoding)은 연구에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DNA 뭉치에서 특정 표본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 먹이에서 추출한 DNA 조각으로 수집된 DNA 자료 군과 대비해 각각 어떤 식물인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카치넬은 브라운 대학교가 해당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생물학과 컴퓨터 공학자들이 협력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집단 구성원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이해하기 위한 사회적 먹이 생태학에 DNA 메타바코딩을 적용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생태학자가 아닌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들은 우리가 이 대형 포유류가 자연에서 무엇을 먹는지 제대로 파악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라며 "그 이유는 코끼리가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힘들고 위험하며, 장거리를 움직이고, 수풀 속에서 밤에 식사하며, 매우 작은 식물을 섭취하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카치넬은 케냐에서 현장 연구를 수행한 경력이 있습니다. 전문 식물학자도 코끼리 먹이를 맨눈으로 식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코끼리는 단체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음식을 두고 경쟁하는 환경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끼리는 단체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음식을 두고 경쟁하는 환경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위 이미지는 기사 및 보도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코끼리가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이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지 위테머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연구원과 투레 셜링 유타 대학교 연구원은 과거 코끼리가 주식을 바꾸는 현상을 찾아냈습니다. 비가 오면 신선한 풀을 섭취하지만 오랜 건기에는 나무를 먹습니다. 코끼리가 광범위한 식물 종을 먹는다고 이해했지만, 식단 속 음식을 세세히 분류해내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비영리 기구 세이브더엘리펀트(Save the Elephants)와 함께 수집한 코끼리 자료들은 보관되었습니다. 그때로부터 수년이 지났지만 잘 보존되어 이번 연구에서 다시 재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코끼리 대변과 털에서 추출한 탄소 동위원소 분석, DNA 메타바코드, GPS 추적 및 원격 감지 기술을 결합해 두 코끼리 집단을 조사했습니다. 폴 무실리 케냐 국립박물관 동아프리카 식물 표본관장도 식물을 판별하는 데 도와주었습니다. 식물 유전자 자료 속에서 표본 속 DNA 염기서열과 일치하는 것을 찾아내었습니다. 이후 시간에 따른 코끼리 식단과 비교했습니다. 

분석 결과 같은 날 함께 식사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먹은 음식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카치넬은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어떻게 사회적 유대가 가족 집단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을까?"라며 "코끼리가 모두 같은 식물을 먹는다면, 먹이 경쟁이 코끼리들을 갈라놓으며 독립적으로 행동하도록 압박하지 않는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어 코끼리는 선호도와 생리적 필요에 따라 식단을 다양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예로 들어 임신 기간에 따라 입맛이 변할 수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사회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코끼리 무리가 함께 식사하는 이유를 해명하는 데 유익합니다. 코끼리들은 항상 같은 식물을 같은 시간에 먹지 않습니다. 야생 먹이가 충분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생물 보존 정책도 참고할 만한 내용입니다. 코끼리와 다른 주요 종에 다양한 식물을 먹일 때 번성할 수 있습니다. 개체뿐만 아니라 종간 경쟁을 줄이고 농부의 경작지에 침범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카치넬은 "야생동물 개체군이 번성하려면 여러 식량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각각 코끼리는 말 그대로 먹이가 아니라 식습관에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정리합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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