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알츠하이머 병을 늦추는 약 레켐비(Leqembi)를 승인했습니다. 규제당국이 최초로 치료제가 아닌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물질에 허가한 사례입니다.
FDA에 따르면 현재 알츠하이머는 완치할 수 없는 질병입니다. 기억력과 사고력을 서서히 파괴합니다. 간단한 작업조차 불가능해집니다.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생성되고 뇌세포가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납니다.
레켐비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Eisai)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Biogen)이 협력해 제조합니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뇌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공격하는 제약입니다. 임상 3상 실험에서 경도 인지 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은 병의 진행 속도가 27% 늦어졌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덩어리도 줄어들었습니다.
테레사 부라키오 FDA 약물 평가 및 연구센터 소속 신경과학 부장 대리는 "알츠하이머병의 기저에 깔린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는 약물이 임상 효과를 보인 첫 검증 사례이다"며 "이번 확증 임상시험으로 레켐비가 알츠하이머 병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밝혔습니다.
FDA 허가는 레켐비가 메디케어 건강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전까지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만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험을 적용받으면서 메디케어 환자 약 100만 명이 잠재적 치료군이 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 있는 메디케어 대상자도 보험으로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보험이 없다면 레켐비 치료에 연간 2만 6500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산지브 바이쉬나비 펜 메모리센터 임상 연구 책임자는 NPR에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을 멈추거나 되돌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환자들이 가족과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켐비는 지난 1월 가속 승인을 받았습니다. 초기 임상 결과를 토대로 주는 조건부 허가입니다. FDA는 레켐비가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인 환자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 성과를 인정했습니다.
알츠하이머 협회는 레켐비가 규제를 통과하도록 협조해왔습니다. 이번 승인을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에게 중요한 진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