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럼 바쁘다(busy as a bee)'라는 서양 표현이 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곤충에 비유하는 말입니다. 꿀벌 두뇌에 같은 구절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꿀벌 두뇌는 빠른 속도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어떤 꽃이 꿀이 많을지 찾아다니는 동시에 포식자를 피해 다닙니다. 적절한 위험 수준을 파악하고 보상 규모를 예상해야 합니다. 효율적인 판단이 중요한 임무입니다. 과학자들은 곤충 뇌가 어떻게 생존전략을 짜는지 연구했습니다. 이라이프(eLife) 저널에 최근 발표된 연구는 꿀벌 뇌가 효율적으로 결정하게 진화한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앤드류 배런 맥쿼리 대학교 비교생물학자는 "의사결정은 인식의 핵심이며, 가능한 선택지들을 비교한 결과물이다"며 "그리고 동물의 삶은 결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꿀벌은 참깨보다 작은 뇌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꿀벌처럼 행동하도록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면 작동하는 데 슈퍼컴퓨터가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꿀벌에 다섯 가지 색 꽃 모형을 인식하도록 훈련했습니다. 모형마다 주어지는 보상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란색 꽃은 설탕 시럽이, 녹색 꽃에는 쓴맛이 나는 토닉워터가 주어졌습니다. 그 후 연구진은 꽃에 물만 있는 정원에 벌들을 풀어놓고 40시간 넘게 촬영했습니다.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디 마부디 셰필드 대학 신경 행동학자는 "꿀벌은 꽃에 먹이가 있다는 확신이 들면 즉시 착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평균 0.6초가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꽃에 먹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비슷한 속도로 결정을 내린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결정까지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행동에 평균적으로 4초가 걸렸습니다. 꽃에 먹이가 들어있을 확률이 반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진은 꿀벌의 의사결정 과정을 재현하기 위해 컴퓨터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만들고 나자 벌의 뇌가 가진 물리적 구조와 유사하게 보였습니다. 벌의 뇌가 효율적인 판단체계를 최소한도 신경회로만으로 구축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 제임스 마샬 셰필드 대학교 생물학자는 "우리는 꿀벌이 어떻게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지 알게 되었다, 이젠 꿀벌이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지 연구하고 있다"며 "꿀벌이 꽃을 더 잘 감지할 수 있도록 시야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비행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샬은 곤충 뇌 설계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옵테란(Opteran)을 공동 설립했습니다. 그는 수백만 년에 걸친 곤충 진화로 에너지를 최소한 사용하는 효율적인 두뇌가 탄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연이 AI 산업에 영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