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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독사, 잃어버린 능력을 다시 진화시켰다

색채 인식 능력이 사라진 뱀 조상
얼룩바다뱀, 해양 환경에서 색 식별 능력 다시 진화시켜

  • 기자명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7.13 18:17
  • 수정 2024.04.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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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바다뱀은 퇴화된 색채 인식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다시 발달한 희귀한 예다. [사진=Parviz Ghezellou]
얼룩바다뱀은 퇴화된 색채 인식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다시 발달한 희귀한 예다. [사진=Parviz Ghezellou]

얼룩바다뱀은 호주와 아시아 바다에서 서식하는 뱀입니다. 한때 색깔을 보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가 되찾았습니다. 1억 년에 걸쳐 색채감각 능력을 되찾은 희귀한 사례입니다. 다국적 연구진은 게놈 생물학 및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 저널에 12일(현지시간) 바다뱀의 시각 능력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동물은 옵신 유전자 덕분에 색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 네발 동물들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옵신 유전자가 없어지는 경우가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소멸과 반대로 생성되는 예시는 드뭅니다. 그동안 남아메리카 고유종인 헬리콥스 속 뱀이 옵신 유전자를 되찾은 유일한 예시로 보고되었습니다.

아이작 로제테오 애들레이드 대학교 해양생물학자는 "고대 뱀은 약 1억 1000만 년 전에 색채감각 능력을 상실했다"며 "시야가 제한되는 어두운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뱀의 조상은 육지에 살았으며 후일 여러 종으로 분화되었습니다. 색채감각 담당 유전자가 없어져 한정된 색깔 몇몇만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후손들이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자들은 지난 2500만 년 동안 얼룩바다뱀 조상 등 몇몇 코브라과 독사가 육지에서 바다로 이동한 사건에 주목합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교,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 베트남 과학기술원 연구팀이 협력해 코브라과 뱀 5종의 시각 옵신 유전자를 조사했습니다. 미리 확보한 얼룩바다뱀의 게놈 염기서열과 비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코브라과는 맘바, 코브라, 얼룩바다뱀 등 독사 약 300종이 포함된 집단입니다. 코브라과를 폭넓게 조사하는 작업으로 시각 유전자가 파충류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얼룩바다뱀은 새로 진출한 바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시각능력을 개선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Chris Mitchell]
얼룩바다뱀은 새로 진출한 바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시각능력을 개선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Chris Mitchell]

그 결과 얼룩바다뱀이 온전한 옵신 유전자 SWS1을 4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중 2개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에 민감하고 나머지 2개는 바다에 가득한 긴 파장의 빛을 감지합니다. 

로제토는 "(이 유전자 중) 하나만 예상했다. 우리가 아는 한 헬리콥스 종 뱀 몇 종을 제외한 전 세계 뱀 4000여 종은 모두 옵신 유전자를 하나만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찾아낸 유전자 중 두 개는 자외선을, 나머지 두 개는 청색광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들로 인해) 밝은 빛이 있는 해양 환경에서 유용할 수 있는 색깔 민감도를 극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논문 저자들은 색 인식 능력으로 뱀이 포식자와 먹이를 색으로 구분하고 다채로운 바다 환경에서 잠재적인 짝을 찾아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박쥐, 돌고래, 고래처럼 포유류가 기존 지역에서 벗어나 새 환경에 진출한 사례와 비교됩니다. 보통 어두운 빛과 수중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옵신을 잃어버렸습니다.

로제토는 "영장류 조상도 비슷한 절차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고급 색채감각을 개발했다"며 "긴 파장에 민감한 옵신이 복제되었고 한 복제본이 원본과 다른 파장 빛을 인식할 수 있게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얼룩바다뱀에서도 시각 옵신 종류는 다르지만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복제본이 두 개가 아닌 네 개가 있을뿐이다"며 "이러한 복제가 없다면 우리와 뱀의 색채감각 능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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