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태양계는 행성들이 각자 자기 궤도를 회전합니다. 그러나 광대한 우주에는 서로 궤도를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망원경(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of telescopes, 이하 ALMA)은 지구에서 약 370광년 떨어진 켄타우루스 별자리에서 희귀한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목성과 유사한 외계 행성의 궤도를 다른 별이 돌고 있었습니다. 새로 발견한 쌍둥이 천체는 PDS 70b 행성 궤도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목성 같은 가스 행성 PDS 70b와 PDS 70c는 젊은 별 PDS 70을 가운데 두고 공전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연구진은 PDS 70b의 궤도 경로 내에서 파편 구름을 발견했습니다. 잔해는 새로운 행성이 형성되는 모습 혹은 한때 존재했던 행성 흔적으로 추정됩니다. 연구 결과는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저널에 19일(현지시간) 게재되었습니다. 만약 발견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면 두 외계 행성이 한 궤도 내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올가 발살로브레 루자 스페인 마드리드 우주생물학 센터 연구원은 "20년 전에 이론적으로 질량이 비슷한 행성 쌍이 같은 항성 주위 궤도를 공유하는 트로이 행성 또는 공동 궤도 행성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며 "처음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태양계에서는 행성과 같은 궤도에 있는 암석을 흔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목성에는 동일 궤도 소행성이 1만 2000개 이상 존재합니다. 이 천체들을 트로이 사람들을 의미하는 트로전(Trojans)이라고 부릅니다. 목성 궤도에 있는 소행성들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학자들이 트로이 전쟁 속 영웅 이름을 따서 명명했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같은 천체가 태양계 밖에서도 존재한다고 예상해왔습니다. 이를 엑소트로전(Exotrojan)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호르헤 릴로 박스 우주생물학 센터 연구원은 "엑소트로전은 그동안 이론상으로만 실재할 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유니콘 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한 연구에서 다국적 연구진은 PDS 70 주변 궤도를 ALMA로 관측했습니다. 예상되는 엑소트로전 위치를 조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트로전은 보통 라그랑주점에 있습니다. 행성 궤도에서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되어 실질적으로 중력 영향이 없는 공간입니다. 연구진은 PDS 70b 궤도에서 두 영역을 망원경으로 탐사했습니다. 그중 희미한 신호가 나오는 지역에서 파편 구름을 발견했습니다. 질량이 달의 2배에 달하는 암석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잔해들이 한 때 트로전이었던 행성 조각이거나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행성이라고 주장합니다.

발살로브레 루자는 "목성처럼 행성이 소행성 수천 개와 궤도를 같이하는 광경은 상상할 수 있지만 행성끼리 동일한 궤도를 함께하는 것은 저에게 놀라운 일이다"고 밝혔습니다.

발견이 증명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2026년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입니다. 그때까지 ALMA로 PDS 70b와 형제 파편 구름이 한 궤도에서 별 주위를 도는지 계속 확인할 계획입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