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바닷가 위에 솟아오른 집. 사람을 위한 주택이 아닙니다. 해상 시설 건설업체 레드세븐마린(Red7Marine)이 새들을 위해 지은 거대 인공 둥지 구조물(massive Artificial Nesting Structures, 이하 ANS)입니다. 지역 바닷새인 세가락 갈매기는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동부 해안에 새집을 세 개 건설했습니다. 갈매기가 쉴 수 있는 둥지를 건물 하나당 500개씩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득을 보는 건 새들뿐만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조류들을 연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ANS는 해양 풍력 단지의 단점을 완화하려는 조치입니다. 터빈은 작동 과정에서 현지 조류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테판 가르테 킬 대학교 연구원은 해상 풍력 발전소 주변에서 아비새 서식지가 변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들이 발전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일렉트렉은 최근 기사에서 풍력 발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우려가 해안 ANS 건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에는 세계 최대 해상 풍력 발전 지대인 혼시(Hornsea)가 있습니다. 현재 혼시3 발전 단지가 개발 중입니다. 2025년 완공된다면 약 2.85 기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300만 가구 이상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혼시 개발사인 덴마크 풍력 발전소 기업 오스테드는 풍력 발전과 관련된 환경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레드세븐마린 등과 협력해 조류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설계하고 지어 올렸습니다.

건축가, 공학자, 생태학자들이 모여 세가락 갈매기의 서식지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새들을 위해 ANS를 바다 위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전문 도구와 한 쌍의 바지선이 동원되었습니다. 내부는 자연 속 절벽에 있는 둥지를 모방했습니다. 8면이 좁은 난간으로 이루어진 인공 벽을 만들었습니다. 외관은 바다 및 하늘과 조화를 이루도록 미색으로 칠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방문할 때를 대비해 탁자, 의자, 화이트보드도 갖춰 놓았습니다. 각 둥지 구석에는 새들을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투명판을 설치했습니다.

엘리니 안토니우 오스테드 환경 관리자는 "세가락 갈매기는 멸종당할 위기에 처해있으며 기후 변화가 주요 원인인 만큼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종 보존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동안 ANS 같은 구조물을 제공함으로써 조류들이 포식자로부터 멀리 떨어진 도심 외곽에서 새끼를 키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