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지역에 고대 생물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언제나 얼어있는 영구 동토층에서 4만 6000년 된 토양 선충을 발견했습니다. 동면에서 깨워낸 유기체를 연구한 결과는 풀로스 제네틱스 저널(PLOS Genetics)에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시베리아 북부 콜리마강에서 선충을 발견했습니다. 방사성 탄소 분석 결과 연대를 4만 5839년에서 4만 7769년 사이로 추정했습니다. 발견한 생물체는 선충입니다.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휴면 상태에 들어가 가혹한 환경을 버티는 모습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 주변이 자신에 유리하게 바뀔 때까지 신진대사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게놈 염기서열 분석 결과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선충으로 밝혀졌습니다. 파나그롤라이무스 콜리마엔시스(Panagrolaimus kolymaensis, 이하 콜리마엔시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학자들은 물, 흙, 바다 등 다양한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관을 지닌 생물군으로 분류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선충이 오랜 잠에서 깨어난 후 번식 활동에 진입하기까지 많은 자극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실험실에서 콜리마엔시스 선충은 100세대 이상 번식했습니다.  한 세대는 약 8일에서 12일 동안 생존합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필립 쉬퍼 쾰른 대학교 동물학자는 "기본적으로 선충들을 적절한 박테리아, 습도, 온도 등 알맞은 조건을 갖춘 고체 배양 배지 위로 데려다 놓기만 하면 된다"며 "그럼 기어 다니다가 번식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암컷만 있는 무성종이기 때문에 훨씬 간단하다"며 "수컷을 찾아 성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으며, 그냥 알을 낳으면 자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콜리마엔시스의 동면 과정도 조사했습니다. 긴 잠에 들어가기 전 진행한 가벼운 탈수가 생존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연구소에서 표본이 된 선충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몸에서 트레할로스라는 당을 생산했습니다. 신체 냉동과 더 극심한 탈수 상태를 견뎌내기 위한 성분입니다.

쉬퍼는 "우리 연구 결과는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일에 필수적이다"며 "한 세대의 시간이 며칠에서 수천 년에 이르며 개체가 장기간 생존하면서 멸종되었을 수 있는 혈통이 재등장하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