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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전기 충전?, MIT가 개발한 신소재

MIT 연구진, 시멘트 소재 전기 축전기 발명
단단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전기 저장 가능

  • 기자명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
  • 입력 2023.08.01 20:27
  • 수정 2024.04.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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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배터리와 전력을 저장하는 콘크리트 축전기로 빛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축전기 콘크리트는 강한 강도를 유지한다. [사진=Franz-Josef Ulm, Admir Masic, and Yang-Shao Horn]
태양광 배터리와 전력을 저장하는 콘크리트 축전기로 빛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축전기 콘크리트는 강한 강도를 유지한다. [사진=Franz-Josef Ulm, Admir Masic, and Yang-Shao Horn]

콘크리트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도시에 가득한 아파트와 빌딩들이 모두 거대한 배터리처럼 작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전지는 희토류 금속이 필요합니다. 현재 기술로는 채굴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소재들입니다. 콘크리트 전기 충전 시설이 상용화된다면 상황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시멘트로 축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배터리가 전하를 화학반응 형태로 저장한다면 축전기는 전기에너지 그대로 모아두고 방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MIT 연구진이 31일(현지시간) PNAS 저널에 발표한 논문은 새로운 축전기를 소개합니다. 전해질이 주입된 물에 시멘트와 탄소 분말을 섞어 제작했습니다. 

축전기는 떨어져 있는 두 전도성 판 사이에 절연체가 자리 잡고 있는 구조입니다. 전기가 흐르면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이 형성됩니다. 전류에 따라 한쪽 판에는 음전하가 사라지며 양전하가 주류가 됩니다. 반면 다른 쪽 판에는 흘러들어온 음전하가 많아집니다. 절연체는 각 판에 모인 전하들이 전도성 판 사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차단합니다. 두 판 사이 전위 차이가 흐르는 전압만큼 될 때까지 충전됩니다. 두 판 사이 전기가 모이는 원리입니다. 물론 두 금속판 사이 모인 전하는 전선을 통해 다시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축전기가 저장할 수 있는 전력량은 전도성 판의 표면적에 달려있습니다. 새로운 시멘트 축전기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소재는 내부가 프랙탈 구조입니다. 큰 가지에서 더 작은 가지가 돋아나고 거기서 더 작은 모양이 나오는 형태입니다. 연구진은 물, 시멘트, 탄소 분말을 섞고 경화시켰습니다. 물은 시멘트와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가지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구멍들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탄소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경화된 시멘트 내에 와이어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탄소 분말은 신소재가 전도성을 지니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물질을 소금 일종인 염화 칼륨 같은 전해질 물질에 담갔습니다. 

해당 물질로 만든 전극판은 강력한 축전기로 기능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 공급원에 연결하면 에너지가 저장되었다. 전기를 소비하는 부품에 연결하면 전류가 흘러나왔습니다.

논문 저자들은 시멘트 축전기가 연구실 밖 산업계로 나가길 기대했습니다. 이들은 시멘트 축전기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드리므 매직 MIT 연구원은 내부에 들어가는 탄소량은 혼합물 부피의 3%에 불과하다고도 밝혔습니다. 

콘크리트 소재로 만든 축전기. 시멘트, 물, 미세한 탄소 분말로 제작했다. [사진=Franz-Josef Ulm, Admir Masic, and Yang-Shao Horn]
콘크리트 소재로 만든 축전기. 시멘트, 물, 미세한 탄소 분말로 제작했다. [사진=Franz-Josef Ulm, Admir Masic, and Yang-Shao Horn]

프란츠 조제프 울름 MIT 토목 환경 공학부 교수는 재생 에너지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무공해 에너지인 풍력, 태양열, 조력 발전은 모두 발전 시간과 전력 소비 시점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전력을 저장해 시간 차이를 극복할 방법이 요구됩니다. 울름은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존 배터리는 공급량이 제한적인 리튬 금속이 필요하고 가격도 비싸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더 저렴한 대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합니다. 울름은 "시멘트는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기술이 강점을 지니는 사안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의 계산에 따르면 가로 약 3.5미터 정육면체 크기 시멘트 축전지면 10 킬로와트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한 가정이 하루 동안 소비하는 평균 전력 사용량 수준입니다. 전기 충전 콘크리트로 지은 집은 풍차나 태양 전지판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축전기 특성으로 인해 일반 배터리보다 더 빠르게 충전 및 방전을 할 수 있습니다.

시멘트 축전지로 3볼트 용량 발광 다이오드(LED)를 켜는 시연도 진행했습니다. 1볼트 배터리와 비슷하게 충전할 수 있는 가로 1센티미터, 두께 1밀리미터 크기 소형 시멘트 축전기를 제작했습니다. 이 중 3개를 연결해 LED를 작동시켰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거대한 축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 12볼트 자동차 배터리 크기부터 시작해 45세제곱미터에 달하는 축전기까지 제작하려고 합니다. 집 한 채가 사용할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고 입증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울름은 신기술은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합니다. 부피를 조절해 에너지 저장 용량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1밀리미터 두께의 전극에서 1미터 두께의 전극까지 제작할 수 있다"며 "몇 초 동안 LED를 켜는 것부터 집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까지 다양한 용량에 맞출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시멘트 축전기를 "에너지 전환이라는 맥락에서 콘크리트의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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