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곤충의 의사소통을 모방한 로봇을 개발했다. 

꿀벌은 여러 개체 간 의사소통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곤충이다. 새 둥지를 찾을 때 동료들을 설득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선호하는 벌집 위치에서 춤을 추며 합류를 유도하는 것이다. 춤추는 과정에서 가장 호응받은 꿀벌은 집 위치를 결정한 최종 권한이 생긴다.

연구진은 로봇이 서로 소통하며 꿀벌과 유사한 의사결정 과정을 구현하도록 만들었다. 꿀벌처럼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실험 대상으로 킬로봇을 사용했다. 킬로봇은 하버드 대학교가 개발한 저가형 로봇으로 단체 활동 연구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첫 실험에서 35개 킬로봇으로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몸체 위에 적외선 수신기, LED조명을 부착해 서로 소통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 번에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량은 약 9바이트 수준으로 계산됐다. 이어 정찰하는 꿀벌의 행동에 기반한 시스템을 킬로봇에 설치했다. 또한 킬로봇은 작은 세 다리로 움직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킬로봇들이 다른 로봇에게 LED 조명의 빨강, 파랑, 초록색으로 선호하는 위치를 알리도록 지시했다. 70회가 넘는 실험 과정에서 모든 킬로봇 군집은 약 30분 이내에 합의에 도달했다. 

카르멘 미구엘 바르셀로나 대학교 연구진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는 단순한 구조의 로봇이 등장할 것이다"며 "로봇이 탈중앙화되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이 매우 중요해진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작은 로봇들이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파퓰러 사이언스US는 의료시술에서 환자의 몸속에 작은 로봇을 투입해 치료하는 사례를 들었다. 이어 재난상황에서 수색 및 구조 작업에도 유용하다고 전망했다. 위험한 환경에서는 고가의 로봇을 손상될 가능성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렴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면 구조대가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Andrew Paul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