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갯지렁이가 엉덩이를 떼어내어 번식하는 과정을 조사해 사이언티픽 리포트 저널에 2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염주발갯지렁이(sylliid)처럼 일부 갯지렁이는 체외수정을 한다. 이중 메가실리스 니포니카(Megasyllis nipponica)는 몸의 끝에 달린 스톨론(Stolon)이 생식과정을 담당한다. 여성은 난자로, 남성은 정자로 채워져 있다. 번식할 시기에 신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기관이다.
분리된 스톨론은 스스로 헤엄쳐 다닌다. 이동 도중 남녀의 스톨론이 만나면 산란하게 된다. 생식기를 분리해 번식하는 방법 덕분에 본체는 안전지대에 머물면서 알과 정자를 먼 거리까지 내보낼 수 있다.
스톨론이 혼자 헤엄치기 위해선 시각 기관, 더듬이, 이동하기 위한 수영용 강모가 필요하다. 스톨론은 엉덩이 근처에서 생식기관이 성숙하기 시작하면서 발달한다. 앞쪽에 머리가 형성되면서 눈, 더듬이, 강모가 차례로 나타난다. 신체에서 분리하기 전, 스톨론에 신경계가 형성되면서 독립적으로 행동할 역량을 갖추게 된다.
도쿄대 연구진은 메가실리스 니포니카에서 스톨론의 머리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머리 발달에 관여하는 혹스(Hox) 유전자들을 스톨론에서 발견했다. 보통 몸 한가운데서 발현되는 유전물질이 아니지만, 참갯지렁이는 생식선이 발달할 때 엉덩이뿐만 아니라 신체 중앙에서도 많이 나타났다.
미우라 토루 도쿄대 해양생물학자는 "(이번 연구는) 정상적 발달과정이 독특한 생식 스타일을 가진 동물의 생활사에 맞게 어떻게 변주되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우라와 연구진은 후속연구에서 성을 결정하는 과정과 지렁이의 생식 주기 동안 내분비 조절체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