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쥐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할 수도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뉴런 저널에서 발표했다.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일부 설치류는 자신을 인식하는 행동을 보이며 다른 개체와 자신을 구별할 수도 있었다.
그동안 인간 외에도 침팬지, 코끼리, 돌고래 등 포유류가 자신의 모습을 인지한다고 알려졌다. 텍사스 대학교 연구원들은 쥐들이 자기 인지능력이 있는 집단에 포함되는지 실험에 나섰다. 털 색깔과 다른 색소를 묻혀 모습에 변화를 주었다. 이후 실험용 쥐가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변화를 인식한다면 미용에 들이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 결과 색소가 묻은 쥐들 일부에서 머리를 다듬는 시간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거울이 익숙하거나 자신과 닮은 동물과 교류하거나 머리에 잉크가 많이 묻은 쥐에게서만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준 요코세 텍사스대학교 연구원은 "쥐가 거울 실험을 통과하기 위해선 외관과 관련된 감각적 단서가 상당히 필요했다"며 "(인식을 위해서) 머리에 잉크가 많이 묻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잉크가 주는 촉각적 자극을 통해 동물이 거울반사에서 잉크를 감지할 수도 있었다"며 "침팬지와 인간은 이런 감각자극이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쥐가 자신을 인식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 연구진은 유전자를 검사했다. 쥐의 뇌에서 시각처리에 관여하는 해마를 조사한 것이다. 해마에 소속된 신경세포들에서 발생하는 패턴으로 자기 인식의 신경적 구조를 파악하려고 시도했다.
다카시 기타무라 텍사스대학교 연구원은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관한 기억을 형성하기 위해 뇌는 어디서, 무엇을, 언제, 누구에 대한 정보를 형성하고 저장한다"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기 정보 또는 상태다"고 말했다.
실험결과 쥐의 해마 신경세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는 듯한 행동을 보일 때 활성화됐다. 기타무라는 "이런 자기반응 뉴런의 일부분은 쥐를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다른 개체에 노출했을 때도 다시 활성화됐다"며 "이는 사람이 자신을 바라볼 때뿐만 아니라 부모처럼 친숙한 사람을 볼 때도 일부 해마 세포가 발화한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연구진은 쥐가 색소같은 촉각자극 없이도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을지 연구할 계획이다. 색소 대신 사진필터같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화면속 쥐의 외관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