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가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순간이 최초로 목격됐다. 연구진은 지난주 아프리카 해양과학 저널에 범고래의 공격 현상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범고래는 무리를 지어 바다사자, 물개, 상어, 다른 고래 종을 잡아먹는다. 사냥할 때 먹잇감을 둘러싸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남아프리카 연구진은 포트와 스타보드라고 이름붙인 범고래 한 쌍이 남아프리카 백상아리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단독으로 범고래가 상어를 잡아먹는 현상은 2023년에 최초로 목격됐다. 남아프리카 모셀베이 씰 아일랜드에서 관찰된 현상이다.
한 마리의 범고래가 백상아리를 최소한 두 마리 사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범고래가 2.4미터 길이의 어린 백상아리를 무력화시키고 잡아먹었다. 대략 2분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진은 범고래가 상어의 간을 입에 물고 있는 모습도 목격했다. 또한 3.5미터 크기의 상어 사체도 근처에서 목격됐다.
앨리슨 타운어 로즈대학교 생물학자는 "남아프리카 모셀 베이 해안에서 발견된 이 놀라운 포식 행위는 범고래의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전례 없는 행동이다"며 "이번 관찰은 한 마리의 범고래가 단독 사냥을 했다는 증거로, 이 지역 범고래의 습성으로 알려진 협동 사냥 방식과 대조적인 것이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범고래 서식 지역에서 상어들이 멀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학자들은 범고래가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생태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상어 개체수 보존 전략을 수립할 때 고려하기 위해서다.
타운어는 케이프타운 상어 연구진이 목격한 백상아리가 2011년 약 300마리라고 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이후 상어들이 케이프타운에서 더 멀리 이동하면서 관찰하기 어려워졌다. 범고래의 위협 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프리모 미카렐리 시에나대학교 상어연구센터 박사는 "범고래들에 대한 경외심에도 불구하고 해안 해양 생태 균형이 점점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popsci.com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번역은 파퓰러사이언스코리아 소속 기자가 도왔습니다.
/ 글 Laura Baisas 기자 & 육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