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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발명가를 위한 '핸드북'

  • 기자명 장일정 기자
  • 입력 2017.09.05 09:45
  • 수정 2017.11.2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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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발명의 황금기에 살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와 온라인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지천에 널려 있으며, 정보는 풍부한데다 공짜다. 저렴한 장비를 손쉽게 구할 수도 있다. 특히 크라우드소싱 및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이 흥미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실험대이자 자금 확보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아마추어 발명가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스스로를 메이커라 여길 정도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연령과 성별, 배경을 막론한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이런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75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한 스티븐 새슨은 최초의 발명가가 되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개선하는 것만으로 우리 모두는 발명가가 될 수 있습니다.”

[1] 아이디어 발상

리모 프라이드 | 에이다프루트 설립자 겸 수석 엔지니어

매주 수요일마다 우리는 구글플러스의 행아웃을 통해 보여주고 말하기(Show and Tell)’라는 세션을 진행합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의 성과를 공유하죠. 그들이 보여주는 문제 해결능력은 제게 새로운 아이디어의 영감을 주는 보고입니다.

다니엘 애플스톤 | 아더 머신 최고경영자

제 주변의 모든 이들로부터, 세상에 대한 글로부터 영감을 얻습니다.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습니다.

에릭 힌츠 | 스미스소니언 레멜슨 발명혁신연구센터 역사학자

발명가들을 역사적 관점에서 연구해보면 그들이 종종 세상이 가진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치고자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레온 샌들러 | MIT 데시판데 기술혁신센터장

상당수의 발명은 신기술로부터 비롯됩니다. 신기술 덕분에 기존에는 시도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적용하고, 조합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시제품 제작

발명가라면 실패는 물론 사람들에게 바보나 미친놈처럼 보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모듈형 오픈소스 전자키트 리틀비츠(LittleBits)’를 개발한 리틀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아야 브데어 설립자도 이에 강력히 동의한다. “그런 두려움은 반드시 극복하고 뛰어넘어야 합니다.”

연구 및 모델링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발명가도 실제 물건을 만들기 전에 구상의 단계를 거친다. 이때 다음과 같은 방법과 도구들이 쓰인다.

연구/조사 > 인터넷은 가용 가능한소재와 기술, 기법을 찾아낼 훌륭한 도구다. 광범위하게 검색할수록 좋으며, 여러 학문분야를 융합하면 종종 최상의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도안 > 종이와 연필

모델링 > 카드보드지, 아트나이프(X-Acto), 테이프, 글루건

디지털 모델링 > 오토캐드, 솔리드웍스 같은 2D/3D 모델링 및 디자인 소프트웨어

테스트

신제품의 개발에는 테스트와 오류가 수반된다. 시제품을 시험하고, 개선한 뒤 재시험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말이다. 궁극적 목표는 해당 제품의 기술적 타당성을 적은 돈으로 신속히 입증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는 아래의 도구들이 활용된다.

밀링 머신 > 주로 정확한 크기와 모양의 부품을제작할 때 사용하는 절삭 기계.

3D 프린터 > 플라스틱, 금속, 왁스, 나일론 등의소재로 3D 시제품을 제작할 때 유용하다.

레이저 절단기 > 고출력 레이저로 부품이나제작물을 신속 정확하게 절단한다.

전동공구 > 전기저항과 전압·전류를 측정하는멀티미터, 회로의 버그를 잡기 위한 오실로스코프, 남땜 인두 등이 대표적이다.

완성도 제고

최종 시제품은 잠재 투자자와 고객에게 내놓을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

스케일 업 > 시제품에는 기존보다값비싼 소재와 독창적 디자인이 적용됐을 것이다. 다소 돈이 들더라도 최종 시제품은 상용모델과 동일한 크기로 제작해야 투자자의 빠른 판단을 이끌 수 있다. 테스트 단계에서 사용한 도구로 스케일 업이 가능하다.

외부 지원 > 시제품의 완성도제고에 필요한 기술이 없고, 배우기도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3] 펀딩

발명품 자체의 좋고 나쁨과는 상관없이 발명품이 시장에서 사장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자금 부족 때문이다. 지금은 자금을 자가 충당하기 어려운 발명가도 투자금을 펀딩 받을 통로가 다수 열려 있다.

크라우드펀딩

발명가 S. 브레트 워커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활용, 전도성 잉크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볼펜 서킷 스크라이브(Circuit Scribe)’의 상용화 자금을 확보했다. 사용이 직관적이고, 가격도 저렴해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주효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이 발명가의 종잣돈 마련은 물론 아이디어의 시장성 검증에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공모전

200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비행사용 차세대 장갑 디자인에 대한 공모전을 개최했다. 공학자 피터 호머의 작품이 1위를 차지했는데, 그는 20만 달러의 상금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NASA 외에도 다수의 기업과 재단, 협회 등에서 이런 발명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자체 조달

리모 프라이드는 자신의 돈 1만 달러를 투자해 에이다프루트를 창업했다. 그렇게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즉각적 피드백이 이어졌다. “500만 달러를 펀딩 받아 예기치 못한 결함 때문에 투자금을 날리느니 수작업으로 소량생산부터 시작해 자금력을 키워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아이디어를 좋아하고,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머지않아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벤처투자자

통신불능 지역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휴대형 스마트폰 안테나 고테나(goTenna)’의 개발자인 다니엘라 페르도모는 창업 전 신생 기술벤처에서 근무했다. 덕분에 벤처투자자들을 알고 있었고, 회사의 지분을 대가로 고테나의 상용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기술분야에 인적 네트워크가 없다고요? 이메일이나 트위터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많은 벤처캐피털과 개인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최선의 방법은 그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을 통해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겁니다. 투자자들은 사회적으로 검증된 사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니까요.”

아웃소싱

3자에게 발명품의 지적재산권 라이선스를 양도 또는 매각하면 벤처창업이라는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분자단위의 뇌 연구를 가능케 해주는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 레트로- 트랩(Retro-TRAP)’의 공동 발명자인 알렉산더 넥토우도 그런 길을 택했다. “제 주된 관심은 기초과학과 연구이지 창업이 아닙니다. 제 성과물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 상용화

데스크톱 CNC 밀링머신 개발사인 아더 머신의 다니엘 애플스톤 CEO는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다수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커뮤니티의 육성이 제품 상용화의 가장 이상적 방법이라 말한다.

그들이 가장 먼저 시제품을 갖도록 해주면 귀중한 조언을 받을 수 있고, 주변에 홍보도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학회나 회의, 해커톤(hackathon) 등에 참여하는 한편 온라인 포럼과 SNS 및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품을 알려 폭넓은 고객기반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모든 인터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꼭 메이저 언론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누가 그 인터뷰를 보고, 읽게 될지는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대다수 회사가 이런 업무를 처리할 홍보전문가를 고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 피드백과 시장조사를 통해 수요를 면밀히 파악한다면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발명품 자체의 좋고 나쁨과는 상관없이 발명품이 시장에서 사장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자금 부족 때문이다. 지금은 자금을 자가 충당하기 어려운 발명가도 투자금을 펀딩 받을 통로가 다수 열려 있다.

이렇게 제품 출시 초기를 잘 넘겼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적잖은 발명가들이 대량생산 단계에서 발목이 잡히는 탓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고 일찌감치 양산에 대비해 전문 제조사와 관계를 맺어놓을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일반적 스타트업은 1년차에 시장점유율 1%, 2년차에 3%, 3년차에 5%를 달성해야 지속가능성을 인정받는다.

관련시장의 전체 고객이 1만명이라면 1년차에 100개의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생산량이 1,000개 이하일 때까지 시제품을 만들던 방식대로 자체 제작하다가 1,000~5,000개로 늘어나면 인근의 전문 제조사와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때 협력사가 가까울수록 협업이 용이하고, 운송비도 절감된다. 생산물량이 1만개를 넘어섰을 경우에는 그 물량을 감당할 대형 제조사를 찾아야 한다.

주석

메이커 스페이스 (makerspace) 개인 발병가나 화이트 해커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동 메이커 스페이스 (makerspace) 작업 공간. ‘해커스페이스라고도 불린다.

크라우드 소싱 (crowd sourcing)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에 다수의 일반 대중이 참여토록 하는 방식.

크라우드 펀딩 (crowd funding) 신생업체나 개인발명가가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다수 대중들로부터 십시일반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행위.

BY RACHEL NU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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