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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온도 감각 처리하는 새로운 두뇌 영역 찾다

단위로 정의할 수 없는 ‘감각의 표준화’ 연구 첫발

  • 기자명 정승호 기자
  • 입력 2018.02.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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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에 온도 자극을 가하면 뇌의 신경전류원에서 자기장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자기장이 발생하는 정확한 위치를 분석함으로써 기존에 알려진 부위(cSII) 이외에도 일차 체성감각 영역(S1)이 순수 온도 감각을 처리함을 밝혀냈다. (우측 그림의 cSI이 S1를 의미)
▲ 피부에 온도 자극을 가하면 뇌의 신경전류원에서 자기장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자기장이 발생하는 정확한 위치를 분석함으로써 기존에 알려진 부위(cSII) 이외에도 일차 체성감각 영역(S1)이 순수 온도 감각을 처리함을 밝혀냈다. (우측 그림의 cSI이 S1를 의미)

지금까지 인간의 감각에 관해서는 객관적 측정지표가 없다. 통증도 순서량이라고 하는 매우 주관적인 측정값이 활용되는 형편이다.

기존 단위로 정의되지 않는 인간 지각의 측정과 해석에 관한 미래 측정표준의 필요성이 강력히 주장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첨단 뇌기능 측정장치를 이용해 두뇌의 새로운 온도 감각 영역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김기웅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초고감도의 뇌자도 장치를 이용하여 대뇌의 일차 체성감각 영역(S1)이 순수 온도 감각을 처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인체의 오감 중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촉각은 통증을 인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촉각 신경을 측정하는 것은 통증 질환을 진단하는 것과 같다.

특히 촉각 신경 중 가장 빨리 손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세포 밀도가 낮은 온도 신경이다. 온도 감각을 느끼는지만 정확히 측정해도 신경 손상을 알아차리고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신경 세포의 밀도가 낮으면 특정 세포가 손상됐을 때 대신 작동할 수 있는 주변 세포가 부족하다. 즉 세포 밀도가 낮은 온도 신경은 미세한 손상으로도 뇌에 해당 자극을 전달할 수 없다.

 

▲ KRISS 김기웅 책임연구원(왼쪽) 연구진이 순수 온도자극에 대한 뇌자도 측정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 KRISS 김기웅 책임연구원(왼쪽) 연구진이 순수 온도자극에 대한 뇌자도 측정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KRISS 김기웅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초전도양자간섭소자(SQUID)를 기반으로 개발한 뇌자도 장치를 이용, 통각을 동반하지 않는 순수 온도 자극에 대한 두뇌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대뇌의 일차 체성감각 영역(S1)이 순수 온도 자극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하였다.

연구진은 온도 자극만 주기 위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레이저 자극장치를 개발하였다. 이 장치는 피부 표피 흡수를 최소화하고 온도 신경까지 자극이 도달하도록 빛의 파장이 특수 설계됐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대뇌의 이차 체성감각 영역(S2)만이 순수 온도 감각을 처리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fMRI 장치가 간접적으로 S1의 처리 가능성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지 못해 논란이 있었다.

뇌자도를 이용한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의 감각 과정을 설문지 응답 대신 신경생리학적 두뇌 반응에 기반을 둔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한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 논문은 최고 수준의 뇌과학 전문 학술지 휴먼 브레인 매핑(Human Brain Mapping)’124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기웅 책임연구원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이제는 첨단의료장비 개발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자체적인 뇌과학 연구역량까지 인정받게 되었다라며 현재 단위로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감각을 표준화하는 미래 측정표준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 관련 용어

1. 순수 온도감각

신경생리학에서의 온도감각은 통각을 동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두 가지 감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차 체성감각(S1)에서는 통각을 동반하는 온도감각(뜨거움, 날카로운 차가움)만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순수한 온도감각(따스함, 시원함)까지도 처리하고 있음을 입증하게 되었다.

2. 스퀴드

(SQUID, 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 초전도양자간섭소자)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정밀측정소자이다. 스퀴드는 양자역학적인 측정한계에 도달하는 수준의 초고감도 센서로서, 스퀴드를 이용한 자기장 센서는 지구 자기장의 100억분의 1 정도의 미약한 자기장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다.

스퀴드 센서는 인류가 개발한 자기장 센서 중에서 감도가 가장 높으며, 뇌 및 심장 등에서 발생되는 미약한 자기장 측정에 필수적이다.

3. 뇌자도(腦磁圖) 측정장치(MEG, MagnetoEncephaloGraphy)

뇌는 많은 뇌신경세포(뉴런)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경세포 간에 전기를 주고 받음으로써 뇌기능 활동이 일어난다. 신경세포에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발생되고 머리 주위에 자기장 분포가 형성되는데, 이를 고감도 자기센서인 스퀴드로 측정하는 기술이 뇌자도 방법이다.

스퀴드를 이용한 뇌자도 측정기술은 비접촉 및 비파괴적인 진단기술로서 우수한 시간 및 공간분해능을 가진다. 따라서 뇌의 신경활동부위에 대한 3차원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기존의 뇌기능 진단기술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차세대 의료진단기술이다.

4.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두뇌가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성에 따라 산소 소모량이 증가하게 된다. fMRI는 혈액의 산소가 많이 소모되는 지점과 그 양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서 어떤 행위를 할 때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 자극으로 신경이 활성화 되면 2-3초 후 주변의 혈관이 부풀고 이때 산소량이 변화하는 것을 측정하므로, 시간 및 공간적으로 실제 활성화된 신경의 위치와는 불일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각, 청각, 촉각 등 즉각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감각을 측정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느린 탓에 기타 추후 반응들이 섞일 가능성이 있고, 공간적으로도 신경의 위치보다는 혈관이 두껍거나 모여 있어 산소변화량이 많은 곳의 위치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5. 신경생리학(neurophysiology)

인체의 신경기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생리현상을 연구하는 생리학의 한 분야이다. 주로 대뇌신경계통의 문제 및 신경세포, 신경섬유의 물리적 메커니즘, 신경 단위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중추신경세포의 문제 등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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