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UPDATED. 2024-04-28 11:35 (일)

본문영역

"고대 마야에선 누구나 카카오를 먹었다"

PNAS 고고학 논문 ...그릇 유물서 카카오 흔적 발견

  • 기자명 김윤경 기자
  • 입력 2022.09.28 09:30
글씨크기

 

마야인들이 사용했던 음료를 마시는 그릇. 출처=애너밸 포드 교수
마야인들이 사용했던 음료를 마시는 그릇. 출처=애너밸 포드 교수

카카오의 라틴어 이름은 '신들로부터 온 음식'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고대 마야 사람들은 왕족이 아니어도 카카오를 먹었던 걸로 추정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실린 새로운 고고학 연구 논문에 따르면, 고대 마야 공동체 엘 필라르(El Pilar)사람들은 마야인이 되기 위해 카카오를 먹어야 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의 메소아메리카(중남미) 연구센터 책임자인 애너벨 포드 교수 팀은  54개의 유물(접시)에서 카카오 바이오마커(biomarker: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잔여물이 있는지를 조사했고, 꽃병과 그릇, 항아리, 접시 중 56%에 카카오 씨앗 잔여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물들은 중앙 아메리카에서 발굴됐는데 기원후(B.C.)600~900년대 사용된 걸로 추정된다. 

그릇의 대부분은 왕실 공간보다는 엘 필라르 건축물 안팎의 주거시설에서 발견됐다. 따라서 연구팀은 장식적인 의식 용기에 대한 초기 분석에서 종자 소비가 주로 엘리트 계층에만 국한됐다는 개념이 생겼는데 새로운 연구로 볼 때 이를 반박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후기 고대 마야 도자기의 화합물에서 커피의 카페인, 초콜릿의 테오브로민(theobromine) 등 메틸산틴(methylxanthine) 계열의 성분을 발견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카카오 잔해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성분은 테오필린(theophylline)이었다. 연구팀은 "테오필린은 중남미에서 유일무이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단면. 출처=파퓰러사이언스
카카오 단면. 출처=파퓰러사이언스

뉴욕시립대학 고고식물 전문가인 캐머런 맥닐은 파퓰러사이언스에 "카카오는 중남미에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흥분제였고, 그래서 넓은 지역에 걸쳐 중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맥닐은 왕족이든 아니든 엘 필라르의 마야인들에겐 카카오를 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게 중요했을 거라고 말한다. 카카오는 재배가 어려워 화폐로 사용되기도 했고 사람과 거래됐다고 여겨질 정도로 가치가 높았다. 따라서 왕족들은 금전적으로 넉넉해 카카오에 더 일관되게 접근할 수 있었겠지만 왕족이 아닌 사람들도 자신들의 일상 생활과 의식에서 카카오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맥닐은 설명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초콜릿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마야인들의 카카오 소비는 사치스러운 의식에 쓰이는 것 이상의 목적을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 

포드 교수팀은 향후 누가 카카오를 소비했는지를 넘어 중요한 자원(카카오)를 관리한 농부들의 역할 탐구에 나설 예정이다. 포드 교수는 "더 좋은 질문은 누가 그것을 키웠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아마도 그 귀한 상품(카카오)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퓰러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만 안 본 뉴스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8
  • 팩스 : 02-6261-6150
  • 발행·편집인 : 김형섭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파퓰러사이언스
  •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673
  • 등록일 : 2000-01-06
  • 발행일 : 2017-11-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대표 : 이훈,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ND소프트